"홍수 대비해야 한다고 했는데 무시당해"...오송 지하차도 침수 참사, 목격자 증언
[인사이트] 최민서 기자 = 충북 청주 오송 지하차도의 피해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미리 예견된 사고였다"는 증언이 나왔다.
지난 15일 오전 8시 40분경 청주 흥덕구 오송읍 궁평제2지하차도에서 차량 15대가 침수되고 최소 11명이 실종 신고됐다.
하지만 이날 국민일보 보도에 따르면 침수 사고가 발생하기 1시간 전부터 인부들이 미호강 범람을 대비해 모래로 임시제방을 쌓고 있었다는 증언이 제기됐다.
이를 목격한 주민들이 '장비를 더 동원해서 홍수에 대비해야 한다'고 이의를 제기했지만, 인부들에게 무시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장찬교 궁평1리 전 이장은 "오전 7시 40~50분에 현장에 가보니 인부 3~4명이 미호강 범람에 대비해 모래성을 쌓고 있었다"며 "포크레인 1대로 모래성으로 쌓은 임시제방이었고 수위가 빠르게 높아지고 있어 119에 신고도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감리단장에게 '장비를 더 동원해서 홍수에 대비를 해야 한다'고 30분 넘게 실랑이를 벌였지만 작업자들에게 요구를 무시 당했다"고 덧붙였다.
결국 제방은 무너졌고, 작업자들은 그 자리에서 급히 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지막으로 전 이장은 "최소한 톤백(포댓자루)으로 작업을 하는 것이 기본"이라며 "모래성은 쉽게 무너졌고 지하차도로 물이 흘러 들어갔다. 애들 장난하는 것도 아니고 이게 뭐 하는 거냐"고 질타를 가했다.
한편 이번 사고는 미호강의 제방 일부가 무너지면서 하천의 물이 지하차도로 쏟아져 발생한 것으로, 6만 톤에 달하는 물이 600m 길이의 지하차도로 불과 몇 분 만에 유입됐다.
이날 오전 8시 40분경 갑자기 불어난 물살에 청주 흥덕구 오송읍 궁평 제2지하차도는 빠르게 잠겼고 버스 등 차량 15대가 침수됐다.
16일 오전 본격적인 구조 작업이 진행되면서 오전 12시 현재 6구의 시신이 추가로 인양됐다. 이로써 사고 희생자는 7명으로 늘었고, 부상자 9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정부는 잠수부 등을 투입해 추가 피해를 확인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