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임기수 기자 = 학생들에게 강의평가 1점을 받은 서울 사립대 정 모 교수가 자신의 수업 수강생들에게 법적 조치를 예고 했다.
정 교수의 수업을 들은 학생들이 강의 평가 점수를 1점으로 도배한데다가 "F학점을 주는 것은 나와 한판 하자는 뜻이냐"는 강의평가까지 나왔기 때문이다.
지난 6일 중앙일보는 서울 서울 소재 한 사립대학에서 학과장을 맡고 있는 교수가 자신의 강의에 대한 제자들의 혹평이 계속되자 고소를 선언했다고 보도했다.
정 교수가 고소를 예고하자 수업을 수강했던 학생들은 정 교수가 수업을 부실하게 진행했고, 휴강도 잦았다고 주장한다.
주 3시간짜리 수업이지만, 1시간 넘게 수업이 진행된 적이 없었다는 주장이다.
또 학생들은 정 교수의 평소 부실한 수업 준비와 모호한 성적 평가 기준을 문제 삼았다.
해당 강의 수강생 275명 중 F학점은 40명, D학점은 39명이 받았다. 에브리타임 강의평가 점수는 평점 1.26점이었다.
정 교수는 수강생들에게 "이 수업은 프로젝트 수업으로 학생들의 발표로 진행되는 강의임을 수차례 언급했다. 스케줄 상 정해져 있는 발표 시간에 따라 수업이 일찍 끝날 수도 있었다. 일반적인 강의 위주의 수업방식이 아니라 수업 시간을 채우는 것이 중요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이 또한 수업 시간에 여러 차례 설명했고 학생들도 어느 정도 이해했다고 생각했다"고 학생들에게 직접 메시지를 보냈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비방 섞인 강의평가를 보고 너무 흥분해 고소까지 생각했다. 고소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 학생 4~5명이 메일을 통해 사과해 고소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한편 대학가에선 격화되는 사제 갈등을 줄이기 위해 교수와 학생 양측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앞서 2021년 인하대학교에서도 한 교수가 비판적인 강의 평가를 쓴 학생을 찾아 고소하겠다고 엄포를 놓은 사건이 있었다.
당시 해당 교수는 대학교 게시판에 "학과 교수들에 대한 근거 없는 비방이 인터넷 게시판에서 발견됐다. 삭제 후 사과하지 않을 경우 법적 조치를 할 것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글을 올렸다.
이후 인하대 측은 "이 사건이 발생한 근본적인 이유는 소통의 부재"라며 "학과 내부에서 앞으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게끔 더욱 주의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