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5일(월)

故주석중 교수의 유가족 오열하게 만든 연구실 책상 밑 '라면 스프' 흔적

故 주석중 교수 / Facebook '노환규'


故주석중 교수 연구실 책상 밑에서 발견된 '라면 스프'


[인사이트] 최민서 기자 = 최근 불의의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고(故) 주석중 서울아산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의 연구실 책상 아래에 '라면 스프'가 널려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주석중 교수의 장남' 주현영 씨는 평소 아버지가 환자 진료에만 전념했다며 안타까워했다.


27일 의료계에 따르면 노환규 전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전날 주 교수의 장남인 주현영 씨가 추모객들에게 전한 감사 인사를 공개했다.


故 주석중 서울아산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의 영결식이 지난 20일 서울 송파구 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되고 있다. /뉴스1


현영 씨는 "따뜻한 위로와 격려로 저희와 함께해 주신 덕분에 아버지 장례를 무사히 마쳤다"며 "많은 분이 아버지가 평소 어떤 분이었는지 얘기해 주고, 진심 어린 애도를 해줘 가족들에게 큰 힘이 됐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아버지의 장례를 마친 뒤 유품을 정리하기 위해 찾은 아버지의 연구실 책상 주변에서 식사를 제대로 챙기기도 힘들 정도로 바쁘게 지냈던 생전 모습을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현영 씨는 "책상 서랍 여기저기와 책상 아래 놓인 박스에는 버려진 라면 스프가 널려 있었다"면서 "제대로 식사할 시간을 내기도 어려워서 혹은 그 시간조차 아까워 연구실 건너 의국에서 생라면을 가져와 면만 부숴 드시고 스프는 버려둔 것이 아닌가 여겨졌다"고 안타까워했다.


수술 집도 중인 故 주석중 교수 / 서울아산병원 홈페이지


그러면서 "오로지 환자 보는 일과 연구에만 전심전력을 다 하고 당신 몸은 돌보지 않던 평소 아버지의 모습이 그대로 느껴져 너무나 가슴 아팠다"고 아버지를 향한 그리움을 표현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현영 씨는 과거 주 교수로부터 수술을 받은 환자가 빈소를 찾은 사연을 소개했다.


주 씨는 "아버지 빈소가 마련된 첫날 펑펑 울면서 찾아온 젊은 부부가 있었다. 갑작스러운 대동맥 박리로 여러 병원을 전전하였으나 어려운 수술이라며 모두들 기피했는데, 저희 아버지께서는 집도하면서 새로운 생명을 얻었노라고 안타까워하시고 슬퍼하셨다"고 전했다.


故 주석중 교수 / 서울아산병원 홈페이지


또한 그는 '아무리 위험한 수술이라도 내가 저 환자를 수술하지 않으면 저 환자가 죽을 텐데 그런 생각이 들면 내가 감당해야지 어떡하겠냐. 확률이나 데이터 같은 것이 무슨 대수냐'라는 생전 아버지의 말씀이 떠오른다고 과거를 회상하기도 했다.


한편 주석중 교수는 지난 16일 오후 1시 20분쯤 송파구 풍납동 서울아산병원 패밀리타운 아파트 앞 교차로에서 자전거를 타고 횡단보도를 건너려다 우회전하던 덤프트럭에 치여 사망했다.


그는 평소 병원에서 10분 거리에 살면서 응급 수술을 도맡았던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