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5일(월)

"삼겹살 만원, 식혜 천원"...바가지요금 없앤다고 칭찬받았던 무주 축제 근황

무주 산골 영화제에서 판매된 먹거리 / 온라인 커뮤니티


[인사이트] 김다솜 기자 = KBS 예능프로그램 '1박 2일'의 옛날 과자 한 봉지 7만 원 논란에 이어 지역 축제 바가지요금이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다.


남원 춘향제에서 4만 원짜리 통돼지 바비큐를 시켰는데 고기를 몇 점 찾아볼 수 없었고, 1만 7천 원짜리 닭강정을 샀더니 12조각 줬다는 후기가 이어졌다.


지난 주말에 열린 수원의 한 축제에서도 4만 원짜리 통돼지 바비큐와 소주를 주문했는데, 역시나 고기 양이 매우 적었고 소주를 생수병에 담아서 내어주는 일이 벌어졌다.


전북 남원 춘향제에서 17,000원에 판매된 닭강정 / 에펨코리아


춘향제뿐만 아니라 전국의 각종 축제에서 바가지요금 논란은 끊이지 않고 일어나는 고질적 병폐다.


전통시장과 지역 축제장에서 터무니없는 음식값으로 바가지요금 논란이 반복되자 전북 무주군 축제 근황이 주목받고 있다.


지난 2일부터 6일까지 전북 무주군 무주읍 지남공원 일대에서 '무주 산골 영화제'가 열렸다. 무주 산골 영화제는 축제가 끝난 지 약 일주일이 흘렀지만, '착한 가격'에 먹거리를 팔았다는 후기가 온라인상에 올라오며 '착한 축제'라는 평가받고 있다.


무주 산골 영화제에서 1만원에 판매된 왕떡전 / 뉴스1


무주군은 무주 산골 영화제를 준비하면서 지역 음식점을 대상으로 영화제 기간 동안 간식 부스를 운영할 업체를 공개 모집했다. 여기엔 특별한 조건들이 있었는데, 음식 단가 1만 원 이하 책정이 조건 중 하나였다.


이에 따라 실제로 판매된 음식들이 모두 1만 원 이하였고, 주류 가격은 모두 3천 원으로 통일됐다. 바가지요금 논란을 근절하기 위해 무주군이 직접 축제장 간식 부스를 관리하면서 음식 가격을 통제한 것이다.


삼겹살과 숙주나물, 마늘, 양파가 산처럼 쌓인 메뉴는 단돈 1만 원이었고, 500mL 식혜 가격은 1,500원, 길이 20cm 수제 소시지에 채소와 빵을 곁들은 세트 메뉴는 3천 원이었다.


무주 산골 영화제 현장에 설치된 간식 부스 / 사진=무주군


또 환경을 생각해 다회용기를 사용해 음식을 판매했는데, 이 덕분에 쓰레기가 하루 10t가량 나왔던 직전 축제와 달리 올해에는 하루 5t 정도로 절반가량 줄었다.


'착한 가격'으로 판매했지만, 올해 무주 산골 영화제 상인들의 매출은 작년보다 늘었다고 한다.


간식 부스 참여 업체들은 축제가 끝난 뒤 자발적으로 각각 50만 원씩 모아 총 350만 원의 장학금을 무주군에 전달했다고 알려지면서 진정한 지역 축제라는 박수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