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6일(금)

"가정주부 월 350만원 가치 없어...무임승차다" 블라인드서 논란 터진 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가정주부'가 집 안에서 하는 노동의 가치를 두고 남성·여성간 대립이 온라인에서 격화하고 있다.


여성들은 "가정주부가 하는 일을 너무 얕잡게 보는 시선은 없어져야 한다"라고 외치고 있고, 남성들은 "남자가 가정주부 역할을 할 때에는 백수라고 비하하면서 여성의 가정주부 역할은 너무 '올려치기' 한다"고 외치고 있다.


최근 익명 직장인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를 필두로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가정주부는 무임승차가 맞다"라는 제목의 글이 확산하고 있다.


글을 쓴 A씨는 통계청이 발표한 통계를 예로 들었다. 그가 참고한 통계에 따르면 가사노동 가치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은 72.5%(356조 원), 남성 27.5%(134조 9000억 원)이다. 여성의 가사노동 가치는 1인당 1380만원이고, 남성은 521만원이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A씨는 "연 1380만원 정도의 일을 하면서 유세를 떠냐. 여자는 72.5%를 하니 사실상 949만원이다"라며 "우리 엄마, 누나 고생하는 거 알겠는데, 솔직히 자기 가치를 알고 집안일 핑계로 아버지나 매형을 잡아먹으려 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엄마, 누나 가치를 안다는 게 1380만원 만큼의 가치라는 거냐"라는 지적이 나왔다.


그러자 A씨는 댓글로 "일하는 거보다는 가사노동이 편하다. 지금은 가족이라 서로 그냥 인정해 준다. '내 가사 노동 가치가 얼만지 아냐'라며 들들 볶았다면 국물도 없다"라고 말했다.


A씨는 줄곧 가정주부의 가치는 결코 월 350만원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가족이고 엄마라서 존중하는 거지, 가사노동을 핑계로 횡포를 부리면 참교육을 당해야 한다고 강하게 이야기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당연하게도 글은 논란이 됐다. 반박도 쏟아졌다.


한 남성 B씨는 "아이 둘을 키우며 아내와 맞벌이를 하고 있다"라며 "집안 일을 신경 써서 해봤다면 전업주부 가치가 1300만원이라는 말은 할 수가 없다"라고 반박했다.


전업주부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강도가 다르다는 것이다. 아침, 점심, 저녁 식사와 아이들 간식, 설거지, 빨래, 청소기, 건조기, 정리, 등·하원(등·하교), 장보기, 반찬 만들기, 목욕시키기, 숙제, 쓰레기 정리 등 할 일이 많다고 강조했다.


쓰레기 정리도 해야 하고, 분리수거, 냉장고 정리, 유통기한 지난 음식 관리, 창틀 먼지 청소, 계절이 바뀔 때마다 의류 정리 등을 포함하면 신경 써야 할 것은 더 늘어난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B씨는 "저와 와이프는 같이 한 팀이라 생각하고 으쌰으쌰한다. 혼자 해내는 전업주부들 정말 대단하다"라며 "우리 집을 나와 와이프가 하듯 관리를 잘해준다면 그 노동 가치는 연 5천만원 정도는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어머니도 가족이니 이해한다는 수준인, 실제 노동 가치를 1300만원 운운하시는 분은 대체 누구를 만나 사랑할 것이며 가정을 이룰지 이해가 안 간다"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글과 댓글 반박에 누리꾼들 반응은 엇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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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를 옹호하는 이들은 "연 5천만원이라니, 올려치기 적당히 하자", "연 5천만원이면 실질적으로 맞벌이 부부는 5천만원 더 버는 거겠네?", "외벌이인데 가정주부보다 돈 못 벌면, 돈 벌어가도 집에서 조용히 해야 되겠네", "가정주부가 그렇게 가치 높으면 결혼정보회사 가입할 때 직업으로 '직업 : 가정주부 (연봉 5천만원)'라고 써라"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반면 B씨를 옹호하는 이들은 "조금도 손해 안 보겠다는 마인드가 저열해 보인다", "아직 결혼도 안 했으면서 혐오에 찌들어서 결혼할 여자가 가정주부 하고 싶어할 것이라 생각해 벌써 기싸움 연습하네", "육아하며 집안일 하는 게 얼마나 힘든데 이러냐", "가정주부는 퇴근이 없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