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학교에 새로 부임한 30대 초반의 선생님을 짝사랑했다는 여고생의 사연이 누리꾼들의 시선을 끌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 "학교 선생님한테 성추행당한 애가 너무 부럽다"는 제목으로 과거 여고생 A양이 쓴 글이 재조명되고 있다.
A양은 자신을 "못생겼다. 중학교 때 남자애들한테 얼평, 몸평 많이 당했다. 여자애들한테도 못생겼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놀림을 받았다"고 소개했다.
A양은 이런 놀림을 피하고자 여고로 갔다. 여학생만 있다 보니 놀리는 친구는 없었다. A양은 '외모에 신경을 끄고 열심히 공부만 하자'고 다짐했다.
그러다가 젊은 남자 교사가 A양이 다니던 여고로 부임을 왔다. 30대 초반의 잘생긴 남교사는 학생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A양 또한 그에게 점점 빠져들게 됐다. 처음에는 관심이 없었지만, 모르는 문제를 물어보면 친절하게 답해주는 그의 모습이 너무 좋았다.
"공부 힘내라", "파이팅", "너는 나중에 커서 훌륭한 사람이 될 거야"라는 그의 격려 한마디, 한마디가 A양의 마음속에 돌처럼 날아와 심장을 흔들었다.
A양은 남교사에게 더욱 잘 보이기 위해서 노력했다. 문제를 잘 모른다는 핑계로 교무실을 자주 찾았고, 매점에서 간식을 사면 교사의 간식도 함께 샀다. 인사도 꼬박꼬박했다.
한 번은 용기를 내 "선생님, 저 밥 한번 사주시면 안 될까요?"라고 물었다. 선생님은 단칼에 거절했다. A양 또한 '선생님이니까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내심 속상한 마음은 어쩔 수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부터인가 선생님이 보이지 않았다.
한 달쯤 지났을까. 친구들 사이에서 선생님이 A양과 같은 반인 여고생을 성추행했다가 정직당했다는 소문이 돌았다.
소문의 주인공인 여학생은 A양과 달리 예쁜 학생이었다. '나중엔 공부 열심히 한 내가 이기는 거야'라고 생각했던 A양의 자격지심 탓이었는지, 교사와 학생의 추문은 더욱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소문에 따르면 그 여고생 역시 선생님을 좋아했다. 결국 두 사람을 사귀게 되었는데, 남교사가 노래방에서 학생을 성추행했고, 학생이 이를 부모님께 알리면서 학교가 난리가 났다는 것이었다.
A양은 "미친 생각이지만 그렇게 성추행당해도 좋으니까 선생님이랑 사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걔가 너무 부러웠다. 좋아하는 사람이랑 사귀는 건 어떤 기분일까. 선생님과 걔가 뭘 했을지 혼자 상상하면서 괴로워하고 울었다"고 고백했다.
A양은 "걔는 왜 부모님한테 알린 걸까. 다 모르겠다. 선생님도 결국 예쁜 애가 좋은 건가 싶고, 그냥 내 외모 탓인 거 같고, 이런 생각과 중학교 때 외모로 무시당했던 게 겹쳐서 떠올라 아무것도 못 하겠다"고 털어놓았다.
사연을 접한 일부 누리꾼들은 "저런 생각을 한다는 거 자체가 경악스럽다", "글쓴이 상태가 정상이 아니다", "자존감이 낮아 보인다" 등의 반응을 내비쳤다.
반면 청소년기 심리적 불안은 올바른 선택을 어렵게 한다며 안타까워하는 누리꾼들도 있었다.
한 누리꾼은 예쁜 친언니가 자신이 짝사랑하는 남성과 사랑을 나누는 모습을 지켜봐야 하는 못생긴 동생의 심리를 그린 영화 '팻걸'을 떠올리기도 했다.
이들은 "저런 생각을 했다는 거 자체가 너무 가슴 아프다", "고등학생이면 정말 예쁠 나이인데 씁쓸하다", "외모에만 치중되는 사회가 이런 잘못된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청소년기는 자신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 정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외부의 영향을 받아 심리적으로 크게 고통받을 수 있다.
이런 무의식적인 상처가 세로토닌 부족, 신체에 대한 불만 등으로 성형중독증을 유발하거나, 자신감이 결여돼 대인기피증으로 이어질 수 있고 우울증으로 인한 폭식증·거식증·비만 등의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부모를 비롯한 주면 사람들의 칭찬이 큰 효과를 받을 수 있으며, 필요한 경우에는 병원에서 상담을 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