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머지포인트 사태...인터넷쇼핑몰 VOGO 돌려막기하다 피해액 336억

라이브커머스 플랫폼 '보고(VOGO)'의 운영사 보고플레이가 입점사에 정산하지 못한 판매대금이 336억 원으로 밝혀졌다.

입력 2023-01-20 16:13:54
YouTube 'SBS 뉴스'


보고플레이 류승태 대표, 입점사들 모아 놓고 간담회 열어..."고민하다가 입점사에 도움을 요청하게 됐다"


[인사이트] 정봉준 기자 = 라이브커머스 플랫폼 '보고(VOGO)'의 운영사 보고플레이가 파산이나 회생 대신 '운영 정상화'를 택했다. 


하지만 소비자가 보유한 페이백 포인트 12억 원과 입점사가 받지 못한 대금 336억 원이 고스란히 피해로 남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지난 19일 류승태 보고플레이 대표는 서울 모처에서 비공개 간담회를 열고 "법적인 회생절차를 거치지 않고 회생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가 이렇게 입점사에 도움을 요청하게 됐다"고 호소했다.


류 대표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보고플레이의 누적 부채는 작년말 기준 526억 원에 달한다. 입점사 615곳에 미정산한 판매대금은 336억 원이다. 1억 원 이상 '물린' 업체는 무려 77곳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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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가 쌓아놓은 페이백 포인트는 12억 원이다. 보고플레이는 구매 시 적립금을 돌려주는 식으로 '파격 특가' 영업을 해왔다.


류 대표는 "비용 여력이 없어 한동안 포인트 사용 시 주문을 취소 처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보고플레이는 개선 방안으로 운영비용 효율화와 정산시스템 변경 등을 제시했다. 우선 희망 퇴직을 통해 임직원을 100명에서 절반으로 줄이고, 임원 및 리더진을 교체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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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점사에 협조 요청하는 류 대표...입점사 "왜 영업을 무리하게 해서 우리한테 피해를 주냐" 소리쳐


다음 달 1일부터는 정산 시 보고플레이를 거치지 않고 구매 확정 후 1주일 이내에 입점사 통장으로 바로 입금하는 것으로 바꾸기로 했다.


아울러 네이버·카카오 등 다른 플랫폼에 셀러로 입점해 사업을 확장하고 수수료 10%, 방송비 300만 원 등 비용을 현실화해 수익성을 높이기로 했다. 이 같은 재정비와 투자 유치를 통해 회사는 올해 약 100억 원의 수익을 낼 것이라고 보고 있다.


류 대표는 이 같은 계획을 설명하면서 입점사에 동의서 제출을 요구했다. 그는 "보고플레이의 정상화 작업에 동참하겠다는 동의서를 80% 이상 제출해주면 이를 가지고 추가 투자 유치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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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는 VC(벤처캐피탈)들이 수익성이 확실히 보장되지 않는 스타트업 투자에 주저하는 분위기"라며 "현금흐름이 악화한 스타트업의 경우 특히 신규 투자를 받거나 기업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기는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보고플레이가 보인 모습을 두고 '머지포인트 사태'를 언급했다. '머지포인트 사태'는 서비스 축소와 일방적인 판매 중단 공지로 대규모 환불 논란이 발생한 사태다.


간담회에 참여한 한 입점사 관계자는 류 대표에게 "매달 영업이익이 한 번이라도 난 적 있냐"며 "왜 이렇게 영업을 무리하게 하고 우리한테 피해만 주냐"고 소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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