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8일(목)

이태원 참사 희생자 76명의 '영정사진' 공개...참사 47일 만에 '시민 분향소' 설치

뉴스1


이태원 참사 유가족 협의회, 희생자 76명의 사진과 이름 공개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이 참사 현장 인근에 시민분향소를 마련했다. 정부 분향소와 달리 희생자들의 사진과 이름이 유족 동의 하에 처음으로 공개됐다. 


14일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이하 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는 서울 용산구 녹사평역 인근 이태원 광장에 시민분향소를 설치했다. 


분향소에는 참사 희생자 158명 중 유족이 동의 의사를 밝힌 76명의 영정 사진이 안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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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족 의사에 따라 일부 희생자들은 이름만 올리고, 유가족의 동의를 얻지 못한 희생자의 경우 꽃 사진만 뒀다. 


협의회는 보도자료를 통해 "정부가 설치한 합동분향소는 유가족 의사를 확인하지 않고 영정과 위패 없이 시민을 맞았다"며 "이제부터라도 희생자들 영정과 위패를 모시고 진짜 추모와 애도를 시작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어 "온전한 기억과 추모를 위한 적극적인 조치를 요구했지만 정부는 추모 공간을 적극 마련하기는커녕 유가족이 한 공간에 모이는 것 자체를 막아왔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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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족들 오열하다가 주저앉기도


협의회는 "희생자를 향한 추모·애도의 마음, 유가족을 향한 위로의 마음으로 많은 시민분들께서 분향소를 찾아주시길 부탁드린다"고 했다. 


유가족들은 분향소를 설치하면서 눈물을 보였다. 아들, 딸, 친구의 얼굴을 어루만지며 오열하다가 주저앉는 이도 있었다. 


유가족들은 모레, 희생자들을 위한 '49재'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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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협의회는 지난 10일 공식 발족했다. 협의회는 참사 희생자 97명의 유가족 170여 명으로 구성됐다.


서울 중구 콘퍼런스홀에서 창립 기자회견을 열고 희생자 명예 회복과 철저한 진실 규명을 촉구했다. 기자회견에는 60여 명이 참가했다.


이들은 구체적으로 철저한 국정조사와 성역 없는 수사, 책임자 강력 처벌, 유족을 위한 소통 공간과 추모 공간 마련 등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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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의회 "희생자의 억울한 죽음을 밝히기 위해 모든 힘을 다할 것"


또 창립선언문을 발표하며 '희생자의 억울한 죽음을 밝히기 위해 모든 힘을 다할 것', '2차 가해에 적극 대처할 것', '10·29 이태원 참사와 같은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한마음으로 행동할 것' 등을 결의했다.


한편 이태원 참사는 지난 10월 29일 용산구 이태원동 해밀톤호텔 서편의 좁은 골목에 핼러윈 축제를 즐기려는 수많은 인파가 몰리면서 발생했다. 


이 사고로 168명이 사망했다. 특히 사망자의 86.7%가 20대, 30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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