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7일(수)

文 정부 때 '박정희 조롱 전시·민노총 집회' 참석하고 활동비 월 120만원 받은 예술인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뉴스1


예술인들 직업 역량 강화하기 위해 주는 활동비...실상은?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문재인 정부의 지원을 받아 각종 기업과 기관에 파견된 예술인들이 직업 역량 강화라는 본래 목적과 다른 활동을 하고도 지원금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중 일부 예술인들은 '박정희 전 대통령 조롱 전시 참여', '민주노총 집회 지지 발언', '동료 결혼식 참석' 등의 명목으로 월 120만원의 활동비를 받아 갔다.


지난 16일 조선일보는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이 한국예술인복지재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예술인 파견지원사업 활동보고서'를 바탕으로 일부 예술인들이 취지와 맞지 않는 활동으로 활동비를 받아 갔다고 전했다. 


지난 2016년 .'예술인파견지원 만남의광장' 참석한 박계배 전 한국예술인복지재단 대표 / 뉴스1


박정희 전 대통령 조롱 전시 참석으로 활동비 받아...어떤 활동했는지는 안 밝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26일 민족문제연구소 광주지부에 파견된 예술인 5명은 '친일 청산하기 딱 좋은 날'이란 제목의 전시 행사에 참여했다. 


10월 26일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당시 중앙정보부장이었던 김재규에게 살해당한 날이다. 


해당 행사에 참여한 예술인들은 보고서에 "10월 26일은 친일청산하기 딱 좋은 날 '탕탕절'을 기념하며 민족문제연구소와 광주의 예술가들이 안중근 의사의 총에 이토 히로부미가 쓰러지고 김재규 의사의 총에 독재자가 처단된 날을 함께 기억했다"고 썼다. 


지난해 10월 개최된 광주민족미술인협회 '친일 청산하기 딱 좋은 날' 포스터


해당 행사에는 광주민족미술인협회 소속작가 10명의 회화와 조각이 전시됐다. 


다만 파견된 예술인들이 이 행사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는 보고서에 기재되지 않았다. 


예술인복지재단은 이 활동보고서에 대해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고 활동비가 지급되도록 승인해준 것으로 알려졌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민노총 집회 참석, 결혼식 참석으로도 돈 받아가


일부 예술인은 민주노총 집회에 참석해 지지 발언을 한 것을 활동보고서에 적고 활동비를 받아 가기도 했다. 


2020년 민주노총 서울일반노조에 파견된 예술인들은 활동보고서에 "노원구서비스공단 집회 현장에 참가했다"고 적었다.


이어 "중간에 참석해 무대에 올라 예술인으로서 현 상황에 대한 짧은 지지 발언을 했다"고 썼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동료 예술인의 결혼식에 참석한 것을 예술 활동으로 보고하기도 했다. 


2020년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에 파견된 예술인들은 파견 활동으로 동료 결혼식에 참석한 것을 기재했다. 


해당 결혼식에 참석한 예술인 4명 중 2명은 결혼식 참석을 제외하면 활동 일수와 시간이 미달하는데도 별다른 제재 없이 활동비를 받아 간 것으로 전해졌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예술인복지재단은 부실한 활동을 하는 예술인들에게 경고 조치를 하고 있다. 해마다 약 150건가량에 이른다. 


그러나 활동 내용에 대해 문제를 삼거나 경고 조치를 한 사례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예술인복지재단 홈페이지


재단에서 진행하고 있는 '예술인 파견 지원 사업'은 예술인과 기업, 기관의 협력을 통해 예술의 혁신성 및 창조성을 확보하고 예술인들의 직접 진출 경로 및 경력개발을 지원하고자 마련된 사업이다. 


현재는 예술인 1000명을 선발에 지원하고 있으며 매달 활동 종료 후 제출하는 활동보고서를 근거로 1인당 활동비 월 120~140만원을 지급하고 있다.


김승수 의원은 "활동보고서를 보면 야생화 채집, 역사 탐방 등 개인적 활동·취미 생활도 다수 있다"며 "예술 활동과 관계없는 활동에 대한 제재 수단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