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7일(수)

세금 안 내고 튄 '중국인'이 가장 많았다...먹튀한 금액은 상상초월한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세금 안 내고 한국 떠난 외국인들


[인사이트] 최재원 기자 = 소득세, 부가가치세 등 국세 체납액을 5천만 원을 넘긴 외국인 체납자 중 절반 이상은 이미 해외로 빠져나간 것으로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외국인 체납자 관리에 구멍이 뚫렸다고 지적했다.


10일 한국일보는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국세청·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외국인 국세 체납자 현황'을 통해 6월 기준 외국인 국세 체납 인원은 6322명이며 이들의 총 체납액은 1659억 원인 정황을 확인했다.


이를 세부적으로 보면 이자·배당·사업·근로 등을 포함한 종합소득세가 1163억 원으로 상당 부분을 차지했으며 부가가치세는 326억 원, 양도소득세는 141억 원이었다.


특히 이들 중 340명은 체납액 569억 원을 남긴 채 자국으로 돌아갔다. 외국인 고액 체납자가 한국을 떠나는 과정에서 이미 재산을 본국 등으로 보냈다면 세금을 강제 징수할 방법이 없는 게 현실이다.


국세청, 법무부는 체납액 5천만 원 이상인 외국인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할 수 있지만 지난 9월 말 기준 출국금지 외국인은 15명에 불과했다. 사실상 이들을 막을 제도적 장치가 작동하고 있지 않다고 해석될 소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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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고액 체납자, 중국인이 225명으로 가장 많아


외국인 고액 체납자를 국적으로 보면 중국인이 225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미국 72명, 브라질 69명, 대만 53명, 호주 16명, 베트남 14명 순이었다.


이들 중 세금을 가장 많이 내지 않은 외국인의 체납액은 46억 3900만 원에 달했다. 체납액 상위 5명의 금액은 121억 2600만 원이었다.


국세청은 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체납액 상위 5명의 이름과 국적을 공개하고 있지 않다. 다만 국세청이 지난해 관보에 게재한 2021년 고액 체납자 명단과 대조해 보면 외국인 체납액 1위는 중국 국적의 원위에후아(Wen Yuehua)씨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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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씨는 지난해 말 서울시가 공개한 신규 고액 체납자 명단 중 내·외국인을 통틀어 1위(지방세 체납액 12억 7300만 원)에 오르기도 했다.


미국인 고액 체납자 상당수는 검은 머리 외국인인 한국계 미국인으로 알려졌으며 브라질 국적은 운동선수가 일부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고액 체납자 명단에는 프로 축구팀 전남 드래곤즈, 제주 유나이티드에서 뛴 브라질 국적의 자일, 찌아구 마르케스가 있었다.


일각에선 과세당국이 외국인 체납액 징수에 손을 놓고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 국세청은 지난해 말 기준 외국인 누계 체납액 1600억 원 중 1352억 원은 정리보류체납액으로 분류했다.


김주영 의원, "외국인들 본국으로 가면 추징 어려워"


정리보류체납액은 체납자에게 재산이 없거나 소재지 미파악 등으로 당장 걷기 어려운 세금을 뜻한다.


김 의원은 "외국인 체납자가 본국으로 출국하면 사실상 추징이 불가능하다"며 "내·외국인 간 과세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는 만큼 한국에서 돈을 번 외국인에 대한 체납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세금 납부고지서 발송 전 출국하는 외국인의 경우도 국내 재산을 압류하는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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