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2022년 10월 9일)은 제 576회 한글날...윤석열 정부 첫 '한글날 경축식' 열어
[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오늘(2022년 10월 9일)은 제 576번째 한글날이다.
전국 곳곳에서는 많은 이들이 1446년 창제돼 반포된 한글을 다시 가슴속에 새기며 자랑스러움을 느끼고 있다.
지상파 TV 방송사들도 오늘 하루만큼은 우측 상단 모서리에서 KBS, MBC 등 알파벳을 잠시 넣어두고 '한국방송', '문화방송' 등 한글을 사용하고 있다.
웃긴대학, 클리앙, 에펨코리아 등 여러 인기 온라인 커뮤니티도 대문을 영어에서 한글로 바꿔놓았다.
법정 공휴일이자 국경일인 한글날은 그만큼 '국민적인' 기념일이다.
그런데 이런 기념일을 의미 있게, 또 성대하게 기념하며 국민의 뜻을 하나로 모아야 할 정부가 '한글날 경축식'을 매우 초라하게 열었다는 비판에 휩싸였다.
尹 정부 한글날 경축식 본 시민들 비판 쏟아내..."주민센터 행사보다 수준 떨어진다"
9일 아침 서울 용산구에 자리한 국립한글박물관 앞 뜰에서 펼쳐진 '한글날 경축식'을 두고 시민들은 "시청·구청은 커녕 동네 주민센터에서 여는 행사보다 못하다"라는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하나부터 열까지 하나하나 다 엉망이었다"라는 비판이 쏟아지는 것. 경축에서 퍼포먼스를 선보인 예술인·학생들에게도 정부가 못할 짓을 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시민들이 지적하는 부분은 크게 3가지다.
먼저 기상 상황을 체크하지 않고 행사를 무턱대고 야외에서 하는 게 실수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오전 중부지방에 비가 온다는 것은 며칠 전부터 예보된 사안이었는데, 너무 안일하게 대처해 '우중 경축식'을 만들었다는 비판이다.
플랜B를 만들어놓고 기상 예보를 체크해 비가 온다는 걸 알았다면 실내로 조정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행사에 색깔도 없고, 기획력 부재", "총체적 난국" 지적 쏟아져
실제 MBC가 중계한 경축식 행사 장면을 보면 '빗속에서' 행사가 열린다.
그다음 지적되는 것은 '색깔'이었다. 윤석열 정부 첫 한글날 경축식인데, 정부의 색깔이 전혀 담겨있지 않다는 것이다.
무엇을 말하려 하는지 메시지가 없다는 비판이 뼈아프다.
한 시민은 "국기에 경례하고 애국가 부르고 훈장 수여하고 아이들 불러 노래 시키고 마지막에 다 같이 노래 부르는 건 중학생들도 기획할 수 있다"라고 말해 공감을 샀다.
마지막으로 비판받는 부분은 '기획력'이다.
음악 선택, 카메라 구도가 예쁘게 나오도록 무대를 구성하는 부분, 조명 선택, 적은 아이들을 '드넓은 무대'에 펼쳐 놓은 부분, 스피커 음량, 퍼포먼스 구성 등 총체적인 기획에 성의가 없었다는 지적이다.
한글날이 무엇이고 왜 경축해야 하는지에 대한 몰이해에서 비롯된 것 같다는 게 시민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한 시민은 "쇼만 잘하는 것도 결코 칭찬받을 일은 아니다"라며 "하지만 국가의 격에 맞게 국경일을 기념하는 '쇼'는 잘해야 하는 게 맞다"라고 말했다.
행사에 윤석열 대통령은 불참...한글날 경축식에 대통령 참석 전례는 없어
한편 이날 행사에는 윤석열 대통령 대신 한덕수 국무총리가 참석했다.
그간 한글날 경축식 행사에 대통령이 참석한 전례는 없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2018년 여주 세종대왕릉을 참배하거나, SNS를 통해 메시지를 내며 국민들과 한글날을 기념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10월 2일 노인의날을 위한 메시지를 SNS에 낸 이후 개천절, 한글날 등에 대해서는 별다른 메시지를 내지는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