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숙 여사의 단독 인도 출장...세금 3억원 더 써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2018년 11월 한국 정부의 인도 방문 때 김정숙 여사가 동행하면서 예산 3억 4000여만 원이 추가로 지출된 것으로 전해졌다. 

9일 조선닷컴에 따르면 그해 문재인 전 대통령 부부는 7월 인도에 다녀온 지 불과 4개월 만에 김정숙 여사 단독으로 다시 인도에 방문했다. 

김 여사는 2018년 11월 대통령 전용기인 공군 2호기를 이용해 3박 4일 일정으로 인도를 다녀왔다. 

명목은 '현지 공원 기공식과 축제 참석'이었다. 

더욱이 김 여사는 이 출장에서 사전 계획서에 나오지 않는 유명 관광지 타지마할을 방문했고, 여러 장의 기념사진도 찍었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최근 공개한 '2018년 한-인도 문화협력 대표단 관련 예비비 집행내역'에 따르면 당시 우리 대표단은 3박4일 방문에 총 3억 7320만원을 썼다. 

공군 2호기 사용에만 2억 3670만원 소요

조선닷컴은 이와 별개로 당시 '공무 국외출장 계획서'와 그 세부내역서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애초 인도 요청대로 문체부 장관과 직원으로 대표단을 꾸렸을 때 예상 지출 금액은 약 2591만원이었다. 

규정에 따른 도 전 장관 항공기 일등석 이용료 600만원과 식비, 숙박비, 업무추진비 등을 모두 합친 금액이었다. 

그러나 김 여사를 포함해 청와대 인사 14명이 추가되면서 애초 애상했던 금액의 15배에 이르는 3억 7320만원을 썼다. 

김 여사를 제외한 청와대 인원 13명 가운데엔 고민정 당시 청와대 대변인, 대통령 배우자를 담당하는 제2부속실 유송화 비서관 등이 포함됐다. 

대표단의 세부 지출 내역을 보면 지출의 가장 큰 비용을 차지하는 건 공군 2호기에 들어간 비용이었다. 총 2억 3670만원이 소요됐다. 

여기에 대통령급 경호에 필요한 차량과 각종 장비를 빌리는데 4077만원, 그 외 단기근로자 7명의 급여와 휴대전화 요금 등으로 698만원, 청와대 파견 인력의 여비 등이 추가됐다. 

15배 많은 예산이 배정되는 데까지 걸린 시간은 단 3일이었다. 문체부가 기재부에 신청한 예산은 하루 만에 국무회의에서 의결됐고, 신청 사흘 만에 배정됐다. 

결국 김여사는 공군 2호기를 타고 11월 3일부터 3박4일 일정으로 인도를 방문했다. 

사전 계획에 없던 타지마할 방문...전 세계적 관광지서 단독 사진

김 여사는 사전 계획서에 없었던 타지마할에 갔고, 그곳에서 다른 관광객이 사진에 전혀 잡히지 않는 단독샷을 찍어 공개했다. 

당시 국정홍보 TV는 이 장면을 담은 영상에 '알고 보니 김정숙 여사를 위해 일반인 관광객 출입을 잠시~ 통제한 인도 측!', '챠란- 그야말로 국민급 의전^^'이란 자막을 달았다. 

더불어 공군 2호기에 대통령 휘장을 걸렸던 것이 알려지면서 지상욱 전 의원은 "국민이 부여한 엄중한 대통령직을 사적으로 사용하고 참칭한 것"이라며 비판했다. 

매체는 당시 인도 방문은 장관급이면 충분하다는 문건도 확보했다며 2018년 7월 18일 자 외교부 공문의 내용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외교부는 문체부에 '귀부에서 고위인사(장관급) 참석이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이는바, 필요한 후속 조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해 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2개월 후에는 주인도 한국대사관에 공문을 보내 "(인도 정부가)우리 도종환 문체부 장관님이 동 행사에 참석해줄 것을 재차 요청해왔음"이라고 적었다. 

인도 측에서는 장관이 와주길 희망했지만 2달 뒤 방문단을 이끌고 간 건 김 여사였다. 다만 도 전 장관에서 김 여사로 바뀌었는지에 대해서는 밝혀진 바 없다. 

지난 5일 TV조선은 김 여사의 인도 단독 순방은 한국 측이 인도에 먼저 요청한 것이라고 밝혔다. 

매체에 따르면 한 외교부 관계자는 "원래 장관 방안이었다가 영부인이 함께 가는 것을 우리 측이 얘기했고, 10월 중순에 인도 쪽에서 맞춰서 초청장이 모디 총리 명의로 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8년 당시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은 "모디 총리가 김정숙 여사가 행사 주빈으로 참석해 주기를 간곡히 요청하는 공식 초청장을 보내왔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