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교사 성비 불균형 '심각'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남자 선생님 '품귀'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아예 남자 선생님이 없는 학교도 여럿 있었다.
남자 선생님을 보기 힘들다 보니 새 학기가 시작되면 학부모들 사이에서도 선생님의 성별이 초미의 관심사가 된다.
매번 여자 담임선생님이 맡았던 자녀가 새 학기에는 남자 선생님한테 배웠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지난 2일 국회 교육위원회 김병욱 국민의힘 의원이 교육부에서 받은 '2018~2022학년도 초중고교과교사 성별 현황'에 따르면 남자 선생님이 없는 학교는 전국에 107곳이었다.
지난 2018년 77곳, 2020년 97곳에서 더 늘어났다.
지역별로는 경기도 26개 학교에서 남교사가 0명이었다. 이어 경북 15곳, 전북 13곳, 전남 12곳 순이었다.
초등교사 전체의 77.0%는 여자 선생님
학교급별로는 초등교사의 성비 불균형이 가장 심각했다.
올해 전국 초등 교사는 15만 1720명이었는데 이중 여교사는 11만 6788명으로 전체의 77.0%였다. 전체 초등학교 선생님 10명 중 8명이 여자 선생님인 셈이다.
올해 중학교 여교사 비율은 76.4%, 고교 여교사 비율은 64.2%로 학교급이 오를수록 여교사의 비중이 줄어들었다.
김 의원은 "초·중·고 교사 성비 불균형이 학생들의 성 인식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와 학교 운영 측면에서도 애로가 있다는 지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할당제 등 인위적으로 남교사 비율을 높이는 방법보다 전체 교사에 대한 처우 개선 등을 통해 남성의 교직 진출을 적극적으로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학부모와 아이들 생각은?
2018년 에듀동아에서 전국의 초등학생 2580명과 학부모 130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초등생의 58.9%가 남자 담임 선생님을 만난 적이 없다고 답했다.
특히 6학년이라고 대답한 초등학생 중 남자 담임 선생님이 없다고 한 학생이 48.6%에 달했다. 초등학교 대대 남자 선생님을 만나지 못한 채 졸업하는 학생의 비율도 적지 않은 것이다.
학부모 중 65.7%도 "자녀의 담임교사가 남자 선생님이었던 적이 없다"고 답했다.
학생들은 선생님의 성별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았으나 일부 학부모들은 담임교사의 성별이 여성 교사로 치우치는 것에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학부모들도 '자녀의 새 학년 담임교사로 선호하는 성별이 있습니까?'란 질문에 '상관없다'가 43.85%, '여자 선생님'이 39.8%, 남자 선생님이 16.4%로 나타났다.
다만 자녀의 새학년 담임교사로 남자 선생님을 원한다는 응답자의 59%는 '자녀가 다양한 성별의 선생님을 만났으면 한다'고 답했다.
학부모들의 35.2%는 초등 교사 성비 불균형에 대해 "남성 교사가 늘었으면 좋겠지만 인위적으로 조정할 문제는 아니다"고 답했다.
이어 "여성 교사에게 부족함을 느낀 적이 없고, 성비 불균형에 대해 크게 생각하고 있지 않다는 응답이 17.1%로 뒤를 이었다.
반면 학교마다 일정 수준 이상의 남성 교사가 근무하도록 조정이 필요할 것 같다는 의견은 27.7%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