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한솔 기자 = 정부가 내년도 5~9급 공무원의 임금을 1.7% 인상하겠다고 하자 MZ세대 공무원들이 상복을 입고 거리로 나왔다.
31일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과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조합원들은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에서 정부 결정을 규탄하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상복을 차려 입은 이들은 '나의 월급', '나의 공무원 생활', '나의 통장', '나의 워라밸' 등이라 적힌 영정 손팻말을 들고 '청년 공무원 노동자들의 청춘 장례식'을 진행했다.
그리고는 손팻말을 부수는 등의 행위로 강력하게 비판했다.
전날 정부가 발표한 내년 예산안을 보면 윤석열 대통령과 장·차관급 공무원은 보수의 10%를 반납하고, 4급 이상은 동결한다. 제한적이지만 공무원 보수를 동결한 건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과 2010년 이후 처음이다.
5급 이하 공무원들은 1.7% 올리기로 했다. 공무원 보수 인상률은 3년 연속 1%대 수준이었다.
물가 상승률 등을 고려해 2%대 이상 인상을 전망했던 공무원들의 입장에서는 5%대인 물가 상승률을 고려하면 사실상 임금을 삭감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석현정 위원장은 "정부가 착각하지 말아야 할 것은 지난 2달 간 공노총이 정부에 외쳤던 것은 저임금‧고강도 업무에 시달리는 하위직 공무원 노동자와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하는 신규자들이 살인적인 고물가 시대에서 살아갈 수 있게 보수를 인상해 달라는 것이었다"며 "억대 연봉을 챙기는 고위직의 월급까지 올리라는 것이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이미 억대 연봉을 챙기는 대통령 이하 고위직들은 임금의 10%를 반납했다는 미명 하에 자신들의 잇속을 챙기고자 2023년도 하위직 공무원 노동자의 임금을 1.7% 인상하면서 하위직‧신규 공무원 노동자를 정권의 총알받이로 내세웠다"고 비판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은 "정부안을 적용하면 내년도 9급 1호봉 급여는 171만5170원에 불과해 최저임금 210만 원에 턱없이 부족하다"며 "수당 등을 포함해도 월 200만 원을 넘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에 처하게 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