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정봉준 기자 = 민족 최대의 명절 '한가위'가 머지 않았다. 이제 약 2주일 뒤면 추석 연휴가 시작된다. 얼굴 보기 어려웠던 친척들과 인사하며, 덕담을 주고받는 추석에는 돈도 오가곤 한다.
Z세대 청년들은 이제껏 용돈을 받는 입장이었지만, 알바 또는 직장을 통해 어느덧 어르신들에게 용돈을 '조금은' 드리는 세대가 됐다. 그래서 용돈을 보듬어줄 하얀색 봉투를 찾는 이들이 늘었다. 이 덕분에 저마다 에피소드를 늘어놓는 이들이 나타났다.
"봉투에 한자만 쓰여져 있는 줄 알았는데, 한글이 쓰인 봉투도 팔더라"
이 에피소드가 공감을 얻으면서 한자가 아닌 한글이 적힌 봉투에 결혼식 축의금을 넣었다가 '두배'로 기뻤다는 사연이 덩달아 관심을 받았다. 사람들은 한글 봉투의 탄생이 더 반갑다고 입을 모았다.
29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경조사 봉투에 한자 말고 한글로 적어봐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는 얼마 전 조카의 결혼식을 다녀왔다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A씨는 "얼마 전 조카 결혼식에 다녀왔다. 축의금을 주려고 봉투에 '축결혼(祝結婚)'을 적었다가 다시 지웠다"면서 "그리고 '결혼을 진심으로 축하해'"라고 바꿔 적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디서 경조사 봉투에 한글로 적는다는 말을 들은 적 있다"며 "이렇게 하니깐 눈에도 잘 띄고, 의미도 잘 전달되는 것 같다"고 뿌듯해했다.
A씨 사연을 본 누리꾼들은 "돈 세다가 멈칫할 것 같다", "받는 사람이 어리다면 한자보다 더 와닿을 것 같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무엇보다 "중국에서 쓰는 한자가 아닌 우리가 쓰는 우리말이 적혀 훨씬 보기 좋다"라는 반응이 이어졌다.
한편 2020년 8월 26일 농촌진흥청 성제훈 대변인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글 표기된 경조사 봉투를 올리면서 화제가 된 바 있다.
성 대변인은 "우리 글자는 한글이고 한자는 중국 글자다"면서 "경조사 봉투에 '結婚(결혼)', '華婚(화혼)', '謹弔(근조)', '賻儀(부의)' 등 한자를 쓰는데 우리 글자가 없다면 모를까, 한글이라는 멋진 글자가 있는데 굳이 한자를 쓸 까닭이 없다고 본다"고 한글 표기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