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8일(목)

"바이든에 뒤통수 맞았다"...자동차산업연합회, 미 정부에 항의 입장문 발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 뉴스1


[인사이트] 임우섭 기자 = 미국이 한국 전기차(플러그인하이브리드 포함)를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시킨 것과 관련해 한국자동차산업연합회가 항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통해 한국산 전기차 약 10만대가 미국 수출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 25일 자동차연합회는 이 같은 상황을 두고 입장문을 통해 "한국산 전기차도 보조금 지급 대상에 포함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해당 법이 시행됨에 따라 한국산 전기차는 매년 10만여대의 차량이 수출이 막힐 우려가 있지만 이와 반대로 미국 제조사인 포드, GM, 테슬라 등은 반사이익을 취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반도체·자동차·배터리 업계 간담회 / (산업부 제공) 뉴스1


앞서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5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현대차그룹이) 100억 달러(13조원) 이상을 미국 제조업에 투자한다는 사실을 발표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한 바 있다.


당시 바이든 대통령은 "다시 한번 미국을 선택해 준 정의선 회장(현대차 그룹 회장)에게 감사의 뜻을 전한다"며 "미국은 현대차를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해당 발언이 나온 지 약 세 달 만에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에서 만든 전기차에만 보조금 혜택을 준다는  '인플레 감축법'에 서명했다.


이에 현대·기아차는 올해 미국에 전기차·플러그인하이브리드 10만대 수출을 예상했고 내년엔 그 이상을 기대했지만 이번 보조금 탈락 건으로 가격 경쟁력을 잃었다고 호소했다.


(오) 이창양 산업 통상자원부 장관 / (산업부 제공) 뉴스1


또 이들은 "이번 법안은 차별적 보조금을 금지하는 WTO(세계무역기구) 규정을 위반하고 외국산을 국내산과 동등 대우하는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내국민 대우' 원칙에도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북미 FTA인 USCMA 체결국(캐나다·멕시코)에 세제 혜택을 주는 것처럼 FTA 체결국이며 경제안보 동맹국인 한국의 전기차에도 동등한 대우를 요청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연합회는 "그동안 한국 자동차 업계는 미국에 130억 달러(한화 약 17조원) 이상을 투자해 10만명 이상 일자리를 창출했고 지난 5월 바이든 대통령 방한 시 삼성 170억 달러, 현대차 105억달러 상당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고 강조했다.


산업 통상자원부도 미 인플레 감축법에 대해 적극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이날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반도체·자동차·배터리 업계 간담회'를 가진 뒤 "민관 합동반을 구성해 대응 방안을 모색하겠다"며 "일단은 양자 협의를 통해 법안 하위 규정에 우리 기업의 의견을 반영하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현대자동차 건물 / 사진=인사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