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8일(목)

"폭우 쏟아져도 침수 없다"...지하 40m에 건설된 폭 10m짜리 '신월동 빗물터널' 수준

KBS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집중호우가 서울을 강타하면서 서초구와 강남구 일대가 침수돼 재산·인명 피해가 속출했다.


반면 양천구 신월동과 강서구 화곡동 등은 상대적으로 피해가 덜했는데 그 이유로 '신월동 빗물터널(신월 지하저류배수시설)'이 꼽히고 있다. 


빗물터널은 일종의 하수 고속도로다. 


도심 유입구로 들어온 빗물은 이 거대한 통로에 갇혀 있다가 펌프로 끌어올려 한강이나 인근 하천으로 빼낼 수 있다. 시간당 100mm 이상의 폭우도 견딜 수 있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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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Tube '물순환안전국'


신월동 빗물터널은 양천구 신월 3동부터 목1동까지 4.1km 구간 지하 40m에 위치하고 있다. 평소에는 완전히 비워두다가 폭우가 내리면 빗물을 임시로 저장한다. 


서울시에는 18구에 저류 시설 32개가 있는데 이들의 전체 용량은 63만 3000톤 수준. 신월 빗물 터널은 이중 절반이 넘는 32만 톤을 차지한다. 


양천구에 빗물터널이 지어진 건 지난 2010년 9월 폭우 때문이었다. 


당시 시간당 90mm의 폭우가 내려 건물 6000여 채가 침수됐다. 이에 대책을 찾던 중 지난 2011년 일본 사이타마현 가스카베시의 터널이 언론을 통해 소개됐고, 이후 국내 도입이 추진됐다. 


지난 8일 강남역 사거리 교대 방면 도로 / 뉴스1


신월 빗물터널 건설에는 7년 1개월이 걸렸다. 공사비로는 총 1390억원이 들었다. 


11년 전 강남역에도 설치 논의가 있었다. 기후변화로 국지성 폭우가 잦아지면서 재해가 반복될 거란 우려 때문이었으나 비용과 위험성 문제로 무산됐다. 


오세운 서울시장은 수해복구 대책회의에서 10년 전 자신이 추진했던 수해방지 대책을 재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강남구를 비롯한 상습 침수지역 6개소에 대한 빗물 터널 건설을 재추진하겠다고 밝힌 것. 


1조원이 넘는 예산이 들 것으로 예상되지만 서울시는 지방채 발행을 통해서라도 추진해 100년 빈도 110mm의 강우도 감당할 수 있는 빗물터널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