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임우섭 기자 = 주차를 하려던 찰나 사람 한 명이 갑자기 나타나 길을 막고서 다른 곳으로 가라고 혀를 차면 어떨 것 같은가.
지난 3일 SBS '맨 인 블랙박스'에는 주차장에서 차량 대신 주차 자리를 맡아 자신의 일행에게 자리를 건네준 남성의 사연이 방영됐다.
영상에 따르면 제보자는 친구들과 함께 도착한 여행지 주차장에서 주차를 하던 도중 한 남성과 말다툼을 벌였다.
이날 제보자는 빈 주차 공간에 주차를 하려던 중 해당 자리에서 스마트폰을 보며 자리를 사수하고 있는 한 남성을 발견했다. 그는 남성에게 비켜달라 요구했지만 남성은 오히려 "자리가 있다"며 다른 곳으로 가라는 태도를 취했다.
제보자는 "반대로 생각해 보시라. 제가 여기 서 있었으면 (어떨 것 같냐)"이라고 물었지만 남성은 "(반대였으면) 비켰다. 우리는 그냥 갔을 거다"며 "(사람에게 양보하는 게) 당연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남성은 제보자 측의 거센 반발에도 "우리처럼 자리를 맡아 놓지 그랬나. 사람 잔뜩 와서 차에서 내려서 맡으면 된다"며 물러서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화가 난 제보자는 "차 좀 뒤로 빼시라"고 소리를 높였지만 남성은 "쳐라. 사람 치면 되지 않냐"며 "나는 못 비키겠으니까 사람을 치고 가라"고 강수를 내놓았다.
결국 제보자는 주차관리원까지 불러 사태를 해결하려 했지만 관계자는 "누구 먼저 대라고 통제해 드릴 수 없다. 두 분이 원만하게 합의해라"라고 만 말할 뿐 진전이 되질 않았다.
제보자는 어쩔 수 없이 남성에게 자리를 내놓아 주면서 사건은 일단락됐다.
이를 두고 맨 인 블랙박스팀은 시민들에게 다가가 '주차 자리 맡기'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한 시민은 "차를 대야 하는데 자리를 맡는 건 아닌 것 같다"며 제보자의 입장을 공감했다.
반면 다른 시민은 "(자리를) 맡아 줄 수도 있다. 하지만 서로 입장이 다르기 때문에 '옳다 그르다' (판단하는 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이를 두고 정경일 교통사고 전문 변호사는 당연히 자동차가 우선이라고 했다. 그는 "상식적으로 접근하더라도 (사람이 자리 맡는 행위는) 주차장의 주차 관리 업무와 운전자의 주차 업무를 방해하는 것이다"며 "이와 같은 행위가 경미하다면 말다툼으로 끝날 문제지만 심해지면 법적인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해당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나도 저런 상황 겪어본 적 있다", "생각보다 저런 사람들 많더라", "가위바위보로 해결하면 안 되나"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