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최재원 기자 = 술을 마시는 청소년은 10년간 절반으로 줄었지만 술을 마시는 청소년 10명 중 4~5명은 음주량이 상당한 '위험음주자'라고 조사됐다.
이런 위험음주자 청소년들은 한 달에 평균 5~6일 술을 마시며 회당 소주 한 병 이상을 마시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를 달로 합산하면 최소 6병은 마신다는 결과를 보였다.
6일 질병관리청이 청소년 음주 현황을 주제로 발간한 국민건강조사 요약 통계집에 따르면 술을 마시는 청소년은 2010년 남학생이 23.5%, 여학생이 18.3%로 조사됐지만 2021년에는 남학생 12.4%, 여핵생 8.9%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이를 학교별로 나누어 보면 중학생의 음주율은 5.6%, 고등학생의 음주율은 16%로 중학생에 비해 고등학생이 더 많이 마시는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이들의 주량은 결코 낮은 수치가 아니었다. 통계집에 따르면 남학생은 소주 5잔 이상을, 여학생은 소주 3잔 이상을 마셨을 때 '위험음주'로 규정해 조사했다.
전체 청소년 가운데 위험음주의 비율을 보인 남학생은 42.5%, 여학생 49.8%로 여학생이 더 높은 수치를 보였다. 성별·학년별로는 고2 여학생이 57.4%로 가장 높았으며 고3 여학생이 53.3%, 고3 남학생 52.2%, 고1 여학생 51.2% 순을 보였다.
이들이 술을 마시는 일수는 남학생이 6.3일, 여학생 5.0일로 남학생이 더 빈번하게 술을 마시는 것으로 조사됐다. 성별·학년별로는 중2 남학생이 8.3일로 가장 잦았고 중3 남학생이 8.2일, 중1 남학생이 7.7일, 중2 여학생 6.4일 순이었다.
위험음주로 분류된 학생들의 음주량은 남학생이 10.4잔, 여학생 7.4잔으로 각각 소주 한 병 반 수준과 한 병 수준으로 집계됐다. 성별·학년별로는 중1 남학생이 11.7잔으로 가장 많았고 뒤를 이어 고3 남학생이 10.5잔, 고1·고2 남학생이 10.4잔, 중3 남학생이 10.3잔 순을 보였다. 여학생 가운데선 중3 여학생의 7.7잔이 가장 높은 수치였다.
조사에서 발표한 자료를 토대로 하면 '위험음주자'의 한 달 음주량은 적어도 6병 이상이 될 수 있어 결코 적은 양이라 치부할 수 없다.
또한 이들은 술을 비교적 쉽게 구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술을 사려고 시도해 성공하는 비율이 남녀 모두 85% 이상이었다.
게다가 위험음주자 학생 집단은 가정 내에서 음주가 허용되는 비율이 남학생 61.2%, 여학생 66.0%로 20%대에 불과한 비음주 학생 집단과 큰 차이를 보였다.
특히 집에서 부모나 친척의 권유를 받은 경험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질병관리청은 "청소년 음주율은 계속 줄고 있으나 위험음주 학생은 높게 유지되고 있다"며 "청소년 음주 예방을 위해서는 주류 판매 환경과 가정 내 음주 허용 분위기가 개선돼야 하며, 음주 예방 교육도 더욱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