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폴란드가 우리 정부에 약 2조원대에 이르는 무기를 구매하겠다는 의사를 타진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4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마리우시 브와슈차크 폴란드 국방부 장관은 지난달 31일 경남 사천에 위치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공장을 방문해 FA-50 48대 구매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FA-50은 KAI가 개발·생산하는 초음속 다목적 경전투기·경공격기로, 미국 록히드 마틴사와 KTX-2 사업을 통해 만든 초음속 훈련기 T-50 골든이글을 기반으로 만들었다.
대당 가격은 4000만 달러(약 500억원)으로 48대를 판매할 경우 수출 규모는 2조원을 훌쩍 넘는 대규모 프로젝트가 된다.
KAI는 이번 사업 성사를 위해 '폴란드 수출 관리팀'을 신설한 것으로 전해졌다.
폴란드는 FA-50 이외에도 이탈리아에서 만든 고등 훈련 전술기 M-346도 살펴보고 있다. M-346은 대당 2500만 달러(한화 약 310억원)로 F-50보다 저렴하다.
또 로마 가톨릭 국가인 폴란드가 로마 교황청이 있는 이탈리아와 가까운 사이라는 점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M-346은 전술기로 쓰기에는 성능이 떨어진다. 폴란드는 미그-29 전투기의 공백을 메울 전력으로 현재 운용 중인 F-16과 호환성이 높은 FA-50을 우선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폴란드가 FA-50을 도입하는 배경을 두고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전력 증강 필요성이 높아지고 군의 장비 수요도 늘어나고 있지만 자체 역량만으로는 단기간 내 전력 증강이 어려워 다른 나라의 무기 도입이나 연구개발에 관심을 갖는다는 해석이다.
폴란드는 국산 보병전투차와 자주포, K-2 전차와 K-808 차륜형 장갑차 등 지상 장비에도 관심을 보였다.
브와슈차크 장관은 방한 기간 중 이종섭 장관과 만나 국방연구개발과 무기 생산 등과 관련한 의향서를 전달했으며, 관련 전문가를 한국에 보낼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