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권새나 기자 = 집이 가난했던 유치원생은 먹고 싶은 음식을 참아야 하는 법부터 배웠다. 어린 나이었지만 돈이 없으면 맛있는 걸 사 먹지 못한다는 걸 알았다.
그러던 어느 날 분식집에서 주인 할머니가 손수 만들어 파는 샌드위치에 정신을 빼앗기고 말았다.
사 먹고 싶었으나 돈이 없던 유치원생이 오랜 고민 끝에 내린 방법은 '위조지폐'였다.
"돈이 없으면 만들어서 쓰자"라는 생각으로 스케치북에 크레파스로 배춧잎 같은 1만원짜리를 열심히 그려낸 후 가위로 오렸다.
유치원생이 그려낸 삐뚤빼뚤한 1만원짜리 위조지폐는 누가 보더라도 가짜 티가 많이 났다. 보통의 가게 주인이라면 불같이 화를 내고 부모님을 모셔오라고 했을 정도다.
그런 돈을 들고 분식집 할머니에게 찾아가 쓱 내밀었다.
"샌드위치 하나 주세요"
할머니는 유치원생이 그려 낸 1만원짜리 가짜 돈을 자연스럽게 받아 넣고 샌드위치는 물론 거스름돈까지 챙겨서 건넸다.
'얼마나 먹고 싶었으면', '혼을 낸다면 어린아이가 상처를 받지는 않을까'라는 생각에 분식집 할머니는 아이의 위조지폐를 받아들었다.
시간은 훌쩍 지나 가짜 지폐를 만들어 샌드위치를 샀던 유치원생은 성인이 됐다. 이제는 안다. 할머니가 가짜 돈인 걸 알면서도 받았다는걸. 그는 "지금 생각하면 죄송하고 감사하다"며 자신의 감정을 전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소개된 해당 사연은 많은 이들에게 잔잔한 울림을 전하는 중이다.
누리꾼들은 "위그든 할머니 분식집", "자주 가던 곳이라 할머니가 작성자네 사정 아셨나 보다", "어렸을 때 되짚어 보면 어른들이 얼마나 신경 써줬는지 기억날 때가 있다", "나도 저런 어른이 되고 싶다"라며 감동을 보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