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내 가족의 장례식장에 와준 친구가 '영정 사진' 앞에서 구토를 했다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심지어 이 친구는 구토를 한 뒤 당황스러웠던 나머지 뒤처리도 하지 않은 채 자리를 떴다. 그럼에도 슬픔을 함께해 주려 왔으니 이해해 줘야 하는 걸까.
이 물음을 두고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엇갈린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3일 한 인기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가족의 장례식장에 온 친구가 영정사진 앞에서 구토를 한 뒤 연락조차 없다고 호소하는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을 작성한 A씨는 "친구가 전날 술을 마셨다가 숙취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 상황에 갑작스런 장례식에 오기는 했는데, 영정사진 앞에서 절을 할 때 구토를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구토를 한 그 친구는 당황해하더니 그대로 나갔다"라며 "결국 내 어머니가 눈물을 쏟으며 치웠다"라고 덧붙였다.
A씨에 따르면 그 친구는 사이가 나쁜 친구는 아니었다. 부고 소식을 접한 뒤 친구들을 픽업해 온 친구이기도 했다. 전날 술을 마신 것도 최근에 힘든 일이 있어서였다고 한다.
하지만 장례식이 끝나고 나서도 아직까지도 사과 연락은 없다고 한다.
A씨는 "그 친구 성격상 먼저 연락 안 할 것 같다"라며 "다른 친구들이 나와 그 토한 친구 사이에서 서로의 상황을 설명해 주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 소식을 접한 또래 세대 누리꾼은 좀처럼 납득하지 못했다. 슬픔에 잠긴 유가족에게 고통을 안겨놓고 사과 한 마디 없는 건 인간의 도리가 아니라는 반응을 쏟아냈다.
한 누리꾼은 "이 정도로 책임을 회피하는 경우는 유아기 때 나온다"라며 "이 정도면 몰염치한 게 아니라 정신 수준이 유아 수준인 것"이라며 손절을 하는 게 나아 보인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구토를 어머니가 치웠다는 이야기를 듣고도 전화 한 통 없다는 건 공감 능력이 없는 거라는 반응이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