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임우섭 기자 = 길거리에 악취를 풍겨 미움을 받는 은행나무가 사실은 아낌없이 도움을 주는 이로운 나무였다.
최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은행나무를 가로수로 쓰는 이유를 담은 글들이 올라오며 은행나무가 재평가 받고 있다.
은행나무는 가을철만 되면 노랗게 익은 열매를 떨어트려 특유의 쿰쿰한 냄새를 풍긴다. 이 때문에 지나가는 행인들은 은행나무를 마주치기 꺼리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은행나무는 이 쿰쿰한 냄새로 벌레를 차단 시켜준다. 또한 존재만으로 공기를 깨끗하게 하는 등 우리에게 도움을 주고 있었다.
도심에는 자동차 매연 등으로 인해 유해한 중금속 등이 많이 떠다녀 건강을 위협한다. 은행나무는 이러한 오염물질들을 강하게 빨아들여 자정작용을 한다. 공기를 정화시키고 미세먼지도 잡아줘 친환경 공기청정기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은행나무 주위에는 벌레들이 들끓지 않는다. 은행나무의 잎과 열매에는 항균 성분과 독이 들어 있기 때문에 벌레가 함부로 덤비지 못하며 병에도 강한 모습을 보였다.
은행나무 외에 가로수로 많이 심는 플라타너스(버즘나무과) 나무의 경우 은행나무에 비해 냄새가 안 나 상대적으로 더 인기가 있지만, 이 때문에 벌레가 들끓어 일부 지역이 피해를 보기도 했다.
실제로 플라타너스를 많이 심은 지역에서는 벌레로 골머리를 앓는다는 기사들이 가을마다 보도되고 있다.
사실 은행나무는 국제적 멸종 위기종이다. 은행나무는 동아시아 일부에서만 볼 수 있다.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이유는 우리나라의 날씨와 땅이 은행나무와 잘 맞아서 그렇다.
한편 최근 은행나무를 다른 가로수로 바꿔달라는 민원이 급증하고 있다. 이에 지자체들은 은행이 떨어지기 전 미리 열매를 수확하는 작업을 펼치고 있다.
또한 은행나무 암나무를 수나무로 교체하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