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박상우 기자 = 성추행 피해를 당한 뒤 극단적 선택을 한 공군 고(故) 이예랑 중사의 부친이 군 당국의 사건 수사에 반발하며 '특검 도입'을 촉구했다.
이 중사의 아버지는 군의 부실수사를 규탄하면서 딸의 이름과 얼굴까지 모두 공개하며 군 수사결과에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28일 오전 군인권센터는 이씨와 함께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에서 군 당국의 수사 결과를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이씨는 "국방부가 수사를 맡아 시작한 날로부터 120일째로 국방부는 이제 수사를 종결하고 곧 수사결과를 발표한다"면서 "분노가 치밀고, 피가 거꾸로 솟는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까지 수사 상황을 종합하면 군의 의도적인 부실수사와 제 식구 감싸기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씨는 "대통령이 최고 상급자까지 엄정수사하라고 지시했는데도 민간 자문기구인 군 수사심의위원회는 공군 법무실장 등에 대해 불기소 권고를 내렸다"며 "국방부가 처음 만들어져 정비되지 않는 심의위 제도를 부실 수사의 방패막이로 쓰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앞서 군 수사심의위원회는 지난 세달간 9차례 심의를 거쳐 성추행 피해 공군 부사관 사망사건 관련 피의자 중 9명을 기소하고 공군 법무실장 등 8명에게 불기소를 권고했다.
끝으로 이씨는 "다음 주 발표될 군의 최종수사결과는 믿을 수 없다"면서 "이 사건을 수사한 이들 모두 수사 대상인데 군이 재수사를 해서는 절대 안된다. 여야 합의로 특검 도입을 조속히 결정해달라"고 촉구했다.
아울러 이씨는 "우리 딸을 누가 죽였는지 알고 있다"라며 딸의 사진과 함께 이름을 공개했다. 이씨는 "얼굴과 실명을 공개하면서라도 호소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라며 "할 수 있는 최후의 것들을 전부 하고 있다"라고 호소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는 2014년 군 가혹행위로 사망한 고(故) 윤승주 일병의 어머니도 참석했다.
윤 일병 어머니는 "아들의 죽음을 조작하고 은폐하려 했던 이들이 버젓이 떵떵거리며 군 생활을 이어갔다. 그 결과가 오늘로 이어진 것 같아 참담한 마음"이라며 "그렇게 살아도 벌 받지 않고 잘 살 수 있다는 걸 본 군인들이 오늘 이 중사의 죽음과 엉망이 되어버린 수사 결과를 만든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 이어 "군의 잘못을 군이 수사해야 한다는데 대체 몇 사람이 더 죽어야 그런 말을 안할 것인가"라며 "이제라도 특검을 도입해 민간이 진실을 파헤쳐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 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 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