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원혜진 기자 = 데이트 앱에서 만난 여성을 무참히 살해하고 유기한 살인범의 취조 내용을 전문가들이 정밀 분석했다.
그 결과 남성은 자신의 범행 사실을 숨기기 위해 수차례나 이상 행동을 반복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9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더 선'은 최근 방송된 다큐멘터리 '그레이스 밀레인의 살인: 거짓으로 꾸며낸 특별편(The Murder Of Grace Millane: A Faking It Special)'에 나온 내용을 전했다.
방송에는 지난 2018년 12월 데이트 앱 틴더에서 만난 영국인 여성 그레이스 밀레인(Grace Millane, 21)을 잔인하게 살해해 징역 20년을 선고받은 제시 캠슨(Jesse Kempson, 28)에 대한 내용이 그려졌다.
캠슨은 당시 밀레인을 자신이 묵던 뉴질랜드 오클랜드의 한 호텔로 유인한 뒤 성관계를 하다 목 졸라 살해했다. 이후 캐리어에 시신을 넣고 인적 드문 숲에 유기했다.
살인 혐의로 체포된 캠슨은 경찰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자신의 범행을 부인하고 "밀레인이 목을 졸라달라고 부탁했다"고 진술했다.
해당 인터뷰 영상에 대해 언어 전문가 던 아처(Dawn Archer)는 캠슨의 행동과 진술에서 수많은 거짓말 증거가 발견된다고 분석했다.
아처는 캠슨이 시종일관 밀레인의 죽음에 대한 책임을 자신이 아닌 그녀에게 돌리고 있다고 했다.
"그녀가 목을 졸라달라고 부탁했다", "그녀가 거친 섹스를 원했다", "계속해달라고 요구했다" 등 이와 비슷한 대답을 무려 21차례나 반복했다는 것.
아처는 그의 행동이 범행에 대한 죄책감이나 책임감을 없애고 처벌을 피하기 위한 일종의 '전략'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캠슨은 인터뷰에서 거의 모든 질문에 "그녀가"라는 말을 계속해서 반복했다.
아처는 이외에도 캠슨이 데이트했을 때 어땠냐고 묻는 질문에도 약 3초 정도 망설이다가 '좋았다'고 답했다며 걸리는 게 있기 때문에 대답을 망설였다고 분석했다.
보디랭귀지 전문가인 클리프 랜슬리(Cliff Lansley)는 그의 말투와 어조, 잔 행동에도 거짓말 증거가 있다고 파악했다.
랜슬리는 "그레이스라는 단어가 언급되자마자 그는 긴장하기 시작한다. 허벅지 사이에 손을 끼우거나 다리를 비틀고 있다"며 "불안해 입이 마르는지 물을 계속 마신다"고 설명했다.
마른 입, 테이블 아래에 있는 손, 다리를 꽉 조이는 것 이 세 가지 행동이 바로 거짓말을 자주 하는 사람들이 하는 행동이라고 말했다. 또한 말투 어조나 목소리가 계속해서 달라지는 점 역시 불안감과 죄책감을 느끼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