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2일(월)

"학폭은 0명"...교육부가 추정한 10대 학생들의 극단적 선택 '원인' 현황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김재유 기자 = 교육부가 10대 학생들의 극단적 선택 추정 원인을 분석한 자료가 공개됐다.


지난 24일 한국일보가 권인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했다며 공개한 교육부의 '추정원인별 학생 자살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극단적 선택으로 목숨을 잃은 학생은 모두 148명이었다.


지난 5년간 이들이 왜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됐는지 그 원인을 분석한 결과, 원인 미상(235명)이 가장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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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불화(135명), 염세비관·우울(119명), 성적비관·학업스트레스(67명), 기타(67명)가 그 뒤를 이었다.


그 외 실직·부도·궁핍(4명), 신체결함·질병(11명), 이성관계(16명) 등도 극단적 선택 추정 원인으로 꼽혔다.


그런데 놀랍게도 '폭력·집단괴롭힘'으로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되는 이는 '0명'이었다. 이에 공감이 어렵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이같은 교육부 자료와는 달리 학교폭력 및 따돌림은 현재 가장 큰 사회적 이슈 가운데 하나로 자리 잡고 있다는 게 시민들의 주된 의견이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시민들은 당장 지난 6월 강원 양구의 한 고등학생이 학폭 피해를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던 사건이 있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 그가 남긴 손바닥만 한 메모지에는 "하늘만 보면 눈물이 나서 올려다보지도 못하겠다", "나 안 괜찮아 도와줘" 등 집단 따돌림으로 인해 괴로움을 호소하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같은 달 광주에서도 한 고등학생이 동급생 11명에게 집단 따돌림을 당하다 극단적 선택을 하기도 했다.


또 지난달 31일 전남 진도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10대 남녀 두 명 가운데 여학생은 학교 폭력 피해자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처럼 학교 폭력으로 인해 스스로 세상을 등지는 10대들은 계속해서 생겨나고 있다.


공개된 자료를 보면 교육부는 지난 5년간 폭력 또는 집단따돌림으로 극단적 선택을 한 학생은 '0명'이라고 나온다. 


이에 시민들은 "'저 얘 안 때렸어요' 한마디면 봐주는 게 아니라면 이럴 수 없다. 이러면 안 된다"라고 입을 모았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 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 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