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2일(월)

첨단 무인정찰기 1대에 2000억 주고 샀는데 조종사가 없는 한국 공군 상황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전유진 기자 = 우리 군이 미국에서 첨단 고고도 무인정찰기 '글로벌 호크(RQ-4)' 4기를 도입했지만 무인기 조종사가 부족한 현실에 처했다.


글로벌 호크는 미국에서 운용 중인 10여기를 제외하면 우리나라가 처음 도입한 무인 정찰기다. 작전반경은 3000Km 수준으로 한 번 이륙하면 약 38~42시간을 비행할 수 있다.


사실상 한반도 전역을 감시할 수 있는 글로벌 호크의 가격은 1기당 '2000억원'에 이른다.


오늘(29일) 서울신문에 따르면 공군은 무인정찰기 확대 계획에 따라 조종사를 대폭 늘릴 방향이었지만 실제 지원자는 현저히 부족한 상황이다.


무인정찰기(HUAS) 글로벌호크(RQ-4) / 뉴스1


지난 29일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공군은 무인항공기 조종사 2명과 항공기 조종특기에서 무인항공기 조종특기로 전환한 인력 20명을 포함해 총 22명을 선발했다.


올해는 전문 인력 확대를 위해 전문조종사 6명과 전환인력 14명 등 20명을, 오는 2022년부터 2025년까지는 전문조종사 23명, 전환인력 31명 등 총 54명까지 선발 정원을 늘리기로 했다.


그러나 올해 무인기 조종사를 6명 선발하려던 계획과 달리 실제 지원자는 4명에 그쳤다. 항공기 조종특기에서 무인항공기 조종특기로 전환한 인력 역시 14명을 필요로 하지만 실제 지원자는 2명에 불과했다.


모집 기간은 아직 조금 남았지만 하반기로 접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전체 부족인원이 무려 70% 달한다.


무인정찰기(HUAS) 글로벌호크(RQ-4) / 뉴스1


지난해 적정 인원을 충족했음에도 불구하고 조종사 충원이 시급한 이유는 충분한 '예비인력'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특히 24시간 작전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이 정도의 인력 수급은 턱없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무인기 조종사 지원자 부족에 관해 예산정책처는 "무인정찰기는 24시간 체공으로 장시간 연속 근무해야 할 뿐만 아니라, 폐쇄된 쉘터형 구조물에 근무해야 하는 조종업무의 특성, 유인기 중심 항공기 운영체계에 따른 부정적 인식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사실 무인기 조종사 지원자가 부족한 이유로 꼽히는 문제는 한 가지 더 있다. 유인기를 조종할 땐 '항공수당'을 주는 반면 무인기는 별도의 항공수당을 제공하지 않는다.


첨단 무인기는 앞으로 우리 군사력을 주도하는 핵심 영역이 될 전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제 기체에 타지 않는다는 이유로 항공수당을 지급하지 않는 것은 '차별 대우'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글로벌 호크를 비롯해 무인기 조종사 지원을 늘리기 위해선 그에 합당한 인센티브와 효율적인 근무시간 조율 등 적절한 방안이 필요하단 목소리가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