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있었는데요 없었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 곳곳에서 쓰이는 밈(Meme) 같은 유행어. 이 유행어가 딱 들어맞는 곳이 있다. 바로 경기관광공사가 내걸었던 사장 모집 공고 속 '자격 요건'이다.
지난 12일 경기도는 경기관광공사 신임 사장 후부로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씨를 단독 후보로 내정했다고 밝혔다.
황씨는 앞서 "'이재명, 형수욕설 이해하자'는 발언을 했었다"라고 최근 CBS 라디오 '한판 승부'에 출연해 한 바 있다.
이 같은 내용이 알려지자 즉각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보은 인사'라는 지적이 나왔다. 자격이 있는가에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 낙하산 인사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지난 7월 경기관광공사 사장 모집 공고를 확인해보면 자격 요건에는 이렇게 명시돼있다.
이 네 가지 중 하나에만 해당되면 응시할 수 있다고 돼있다. 자격요건의 특징은 모두 '정성적 평가 영역'이라는 점이다. 정량적 평가 영역은 없다.
추상적이고 감성적인 부분에 치우쳐 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3년 전 사장을 모집할 때 내건 공고 속 자격요건과도 많이 다르다.
2018년 8월 경기관광공사가 사장을 모집할 때 내놓은 공고에는 자격요건이 이렇게 명시돼 있다.
정성적 평가 영역보다는 정량적 평가 영역을 중점으로 두고 있다. 경력을 중시하고, 능력이 있어야만 갈 수 있는 직함(경력)을 기준으로 내걸었다는 특징도 보인다.
2021년 7월 공고와는 완전히 다르다. 2018년 8월이면 이재명 지사가 경기도 지사직을 수행하고 있을 때다. 남경필 전 도지사 시절이 아니다.
이 때문에 최종책임자가 바뀌어서 조건도 바뀌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러한 점 때문인지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도 비판이 나온다. 이낙연 캠프의 오영훈 수석대변인은 오늘(14일) 논평을 통해 "이재명, 보은인사 황교익 내정 철회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대선 주자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황씨가 경기관광공사 사장이면 김어준씨는 KBS 사장이 되겠다"라며 이 인사가 불어올 후폭풍을 우려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