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임기수 기자 = 사람들은 평균적으로 인생의 1/3를 잠을 자는 데 소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만큼 '잠'이 우리 삶에 있어서 차지하는 부분은 매우 크다. 그런데 오랫동안 잠을 자지 않고 버틴다며 어떻게 될까.
과거 한 고등학생들이 과학 실습 과제로 이 같은 실험을 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지난 9일(현지 시간) 온라인 미디어 캣덤은 1965년 당시 17살 고등학생이었던 랜디 가드너와 그의 친구들이 한 '가장 오래 자지 않고 버티기' 실험을 재조명했다.
랜디 가드너는 이 실험을 위해 264시간, 무려 11일 동안이나 잠을 자지 않고 버텼다. 이들의 실험을 도운 과학자 월리엄 데먼트는 실험이 진행되는 동안 랜디의 신체와 정신에 어떤 현상이 일어나는지를 면밀히 관찰했다.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실험 이틀째. 랜디는 눈 초점을 제대로 맞추지 못하면서 물체를 식별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기 시작했다. 물체를 입체적으로 파악하는 능력도 둔화됐다.
실험 3일째가 되자 랜디는 우울감을 느꼈다. 그리고 예전보다 예민해졌고 쉽게 화를 냈다.
실험 5일째가 되자 랜디는 정신분열 증세를 보이기 시작합니다. 이후 방향감각을 잃었고 편집증과 피해 망상에 시달렸다. 라디오 방송 진행자가 자신을 잡으러 올 것이라며 공포에 떠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실험을 진행한지 일주일이 지나자 그는 운동 기능을 잃고 발음도 제대로 하지 못 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11일째가 되던 날 랜디는 거의 감정이 없는 인형에 가까웠다. 기억력도 심하게 감퇴해 다른 사람들과 대화도 불가능할 정도였다. 그는 뇌를 사포로 긁는 듯한 기분이 든다는 말까지 하며 괴로워했다.
랜디는 11일 25분 동안 한숨도 자지 않는 것에 성공해 당시 연속 불면 시간 세계 최장 기록을 세웠다. 훗날 그는 어떻게 11일 동안 잠을 자지 않고 버텼냐는 질문에 "(당시) 수면 부족으로 인지 장애의 초기 증상이 나타나,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사람이 장시간 잠을 자지 않았을 때 몸의 변화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랜디의 실험을 50여 년이 지난 지금에도 큰 화제를 모은다.
한편 랜디의 불면 시간 최장 기록은 50년 이상 깨지지 않고 있지만 기네스 세계기록위원회는 건강상의 위험을 이유로 연속 불면 시간 세계기록 도전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