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09일(화)

文정부 초대 여가부 장관 "여가부 사라지면 모두가 불행해진다"

정현백 전 여성가족부 장관 / 뉴스1


[인사이트] 김재유 기자 = 문재인 정부 초대 여가부 장관이 '여가부 폐지론'에 대해 안타까운 심경을 드러냈다.


지난 8일 경향신문은 2017년 7월부터 2018년 9월까지 현 정부 초대 여가부장관을 지낸 정현백 전 장관과 진행한 인터뷰를 공개했다.


정 전 장관은 일부 대권 주자들이 제시한 '여가부 폐지' 공약에 대해 "서글프다"며 "지지층을 이념과 성으로 갈라치기 하려는 정치 전술의 일환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현백 전 여성가족부 장관 / 뉴스1


이어 여가부 폐지 얘기가 계속해서 제기되자 전국 지자체의 여성정책 담당 공무원들로부터 수많은 전화를 받고 있다고 고백했다. 여가부가 사라지면 지자체 성평등 정책 또한 예산 문제 등으로 큰 타격을 받게 되기 때문이다.


정 전 장관은 "여가부는 젠더평등과 가족을 위한 부서"라며 "사회를 함께 살아가는 어느 한 쪽의 삶이 피폐해지면 모두가 불행해진다"고 강조하며 '여가부 폐지'에 대해 반대 입장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성평등은 남성을 위한 것이기도 하다"며 "성평등정책은 사과 10개 중 남성이 가진 7개를 빼앗아서 여성에게 주고 똑같이 5대 5를 만들자는 게 아니라 전체 사과 수를 12~13개로 늘리자는 거다"라고 설명했다.


또 페미니즘을 반대하는 20대 남성, 일명 '이대남' 현상에 대해서는 "과대대표 됐다"며 페미니즘을 반대하는 일부 남성들의 목소리일 뿐 모두가 그렇지는 않다고 주장했다.


정현백 전 여성가족부 장관 / 뉴스1


이어 정 전 장관은 "성평등은 민주주의를 완성한다고 생각한다"며 "코로나 이후의 사회 복원을 생각하면 성불평등 문제 해결을 위해 여가부의 권한과 예산을 더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6일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은 "여가부 장관은 정치인이나 대선캠프 인사에게 전리품으로 주는 자리에 불과하다"며 '여성가족부 폐지'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유 전 의원과 더불어 또다른 국민의힘 대선 후보인 하태경 의원 역시 여가부는 2030청년을 외면하고 '586 기득권 여성'들만 보호한다며 여가부를 폐지해야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원희룡 제주도지사, 윤희숙 의원 등 다른 일부 대권 주자들은 '여가부 폐지'에 반대의 목소리를 내며 '여가부 폐지론'이 내년 대선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