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조세진 기자 = 서울대학교에서 근무하던 청소노동자가 직장 휴게실에서 숨지는 사건과 관련해 직장 내 갑질에 시달려 사망에 이르렀다는 주장이 나왔다.

동료들은 직장 내 갑질이 고인을 죽음으로 몰고 갔다고 주장했으나 서울대는 이번 사망 사건에 대해 공식적인 사과나 입장 표명조차 하지 않고 있어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KBS는 지난 7일 서울대 측과 진행한 인터뷰 내용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서울대 관계자는 업무와 관련 없는 필기시험을 진행했다는 의혹에 대해 "쪽지시험을 본 건 청소노동자들이 일하는 곳에 대해 더 잘 알게 하고자 함이었다"라고 답했다.

정장 등 단정한 옷을 입도록 지시하기도 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회의에 참석할 때 정장을 입으라고 한 것은 끝나고 바로 퇴근하라는 취지였다"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7일 전국민주일반노동조합은 지난달 새로 부임한 안전관리 팀장이 업무와 관련 없는 필기시험을 진행하면서 A씨 등 서울대 청소 노동자들이 마음이 상하는 일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필기시험은 생활관 등 학교 시설물의 이름을 영어 또는 한문으로 쓰게 했고 기숙사 개관 연도, 각 건물 준공 연도 등을 묻는 문제가 대부분이었고 채점 결과를 공개해 나눠주며 공개적 망신을 줬던 것으로 전해진다.

노조는 안전관리 팀장이 매주 진행하는 회의를 신설해 정장 등 단정한 옷을 입도록 지시하기도 했다고도 주장했다.

이들은 "하루 종일 땀을 뻘뻘 흘려 가며 일하는 청소 노동자들에게 드레스코드를 맞추라고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경찰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오후 11시쯤 서울대 청소노동자 A씨가 대학 기숙사 청소노동자 휴게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낮 동안 휴식하다 숨진 것으로 추정되며, 평소 지병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