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조세진 기자 = 광주의 한 고등학생이 동급생에게 학교폭력을 당한 뒤 야산에서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5일 광주 광산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오전 11시 19분경 광주 광산구 어등산 팔각정 인근에서 고교생 A군(17)이 숨진 채 발견됐다.

등산객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현장에서 A군이 사망한 것을 확인해 경찰에 공조요청과 함께 A군을 인계했다.

변사 사건 수사에 나선 경찰은 발견 당시 A군의 신체에 별다른 외상이 없고 범죄 혐의점이 없다는 점을 미뤄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경찰은 추정했다.

하지만 지난 1일 유가족은 A군이 학교폭력에 시달렸다고 주장하며 경찰에 관련 증거를 제출하고 수사를 의뢰했다.

유가족이 제출한 동영상에는 A군이 친구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하고 있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동영상은 동급생이 휴대전화로 촬영한 것으로 추정됐다.

A군의 유서에는 학업 스트레스 관련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다만 '심한 장난을 말려줘서 고맙다'는 등 학교 폭력을 암시하는 내용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교육청과 협의해 오는 7일 해당 학교 학생과 교사 등을 대상으로 전수조사와 참고인 조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경찰 관계자는 "A군의 극단적인 선택 이후 부모로부터 수사 의뢰를 받았다"며 "정확한 것은 수사를 해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