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3일(화)

멀쩡한 여중사에게 "정신 차려"라고 말하면서 성추행한 공군 부사관 (영상)

YouTube 'MBC PD수첩'


[인사이트] 전유진 기자 = 성추행 피해 신고 후 극단적 선택을 한 공군 부사관의 사건 당일 차량 블랙박스 영상이 공개됐다.


지난 29일 MBC 'PD수첩'은 유족 측으로 전달받은 블랙박스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는 지난 3월 2일 발생한 사건 당시 성추행 피해 정황이 고스란히 담겼다.


피해자 이모 중사는 상급자들의 지시로 부대 밖 회식에 참석했다가 관사로 복귀하던 중 후임 부사관이 운전하는 차 안에서 성추행을 당했다.


차량에 함께 탑승한 장모 중사는 이 중사와 함께 뒷자리에 앉아 추행을 벌였다.



YouTube 'MBC PD수첩'


장 중사는 추행 도중 운전하는 후임 부사관이 눈치채지 못하도록 "정신 차려", "정신 차려 이 중사" 등의 말을 10회가량 반복했다. 마치 본인이 술에 취한 이 중사를 챙겨주는 듯 행동한 것이다.


추행이 지속되자 이 중사는 "장 중사님, 저 내일 얼굴 봐야 하지 않습니까"라고 에두르며 절박한 목소리로 거부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장 중사의 추행은 멈추지 않았다.


결국 이 중사는 차량이 부대 안으로 들어가자 "나 여기서 내려 줄 수 있니"라며 후임 부사관에게 하차 의사를 전했다.


운전자가 "괜찮으시겠습니까"라고 묻자 이 중사는 "그냥 걸어가면 돼. 조심히 들어가"라고 답한 뒤 하차했다.


블랙박스 영상에는 이 중사가 내린 뒤 그의 뒤를 쫓아 차에서 내린 장 중사의 모습도 담겼다. 이 중사를 쫓아 숙소까지 뒤따라간 장 중사는 "신고할 테면 신고해보라"며 비난했다.


이후 이 중사는 당시 상황이 담긴 블랙박스 영상을 직접 확보해 군사경찰에 제출했다. 하지만 당시 제20전투비행단 군사경찰대대는 이를 사실상 누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YouTube 'MBC PD수첩'


MBC PD수첩은 사건 직후 20비행단 정보통신대대장과 노모 준위가 이 중사 부모가 만났을 때의 육성도 공개했다.


이 중사 부모를 만난 정보통신대대장은 "이 중사 보호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가해자와 피해자를 완전히 분리하겠다"며 "더도 아니고 덜도 아니고 지은 죄만큼 처벌받을 수 있게, 그런 것들이 정상적으로 진행될 수 있게"라고 말해 안심시켰다.


노모 준위 역시 "성 관련 사고는 피해자 기준이기 때문에 안에서 조사한다고 걱정하실 필요는 없을거라 생각한다"고 했다.


하지만 현재 대대장도 피의자 신분이며 노모 준위는 이 중사가 신고하지 못하도록 회유, 압력 등 '2차 가해' 혐의로 지난 12일 구속됐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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