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조세진 기자 = 하교 후 실종된 경기 성남시 분당의 서현고 3학년 학생 김휘성 군이 실종 일주일 만에 한 야산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범죄 관련성이 없다"라는 입장을 재차 밝혔지만 여전히 일부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그가 죽기 전까지 문제집을 구입하고 버스 카드까지 충전했다는 점을 들며 다양한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군중심리에 휩싸여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을 제기하는 것은 유족들의 트라우마를 깊게 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군은 지난 28일 오전 오전 6시 33분께 성남 분당의 새마을연수원 정문 남측방향 야산능선 산책로 인근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경찰에 따르면 발견 당시 김군은 반듯한 자세로 누워있었고 복장은 실종 당시 입었던 교복 그대로였다.
경찰은 김군이 질식해 숨진 것으로 추정했다. 김군은 머리에 쓰레기 종량제 봉투를 뒤집어쓴 채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으며 현장에서 유서는 나오지 않았다.
경찰 측은 "외관상 몸에 상처 등이 없었고 여러 가지 다른 이유에서 타살로 의심할만한 단서가 발견되지 않았다"며 "정확한 사인 규명을 위해 부검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군의 사망을 두고 일부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각종 의문이 쏟아지고 있다.
이들은 "극단적 선택을 앞둔 사람이 교통카드를 충전하고 수능 도서를 구매하는 행위 등은 쉽사리 이해하기 어렵다", "문자나 유서 등을 남기지 않은 것도 이상하다"라며 사망 경위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섣부른 억측을 자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은 유족에게 '2차 피해'를 줄 수 있다며 일방적인 추측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유족 측도 경찰에 김군의 사망 경위를 외부에 알리지 말아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29일 머니투데이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극단적인 선택이 맞는다면 경찰이 '전조증상'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공정식 경기대 범죄심리 교수는 "극단적 선택에는 반드시 전조증상이 있다"며 "(김군이) 주변 사람들에게 간접적이나마 전달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공 교수는 유서가 없는 점과 그전에 일상생활을 자연스럽게 한 점 등만으로 타살의 이유가 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는 "극단적 선택을 생각하더라도 일상적인 행동은 할 수 있다"며 "과거 사례에도 그런 일은 있었다"고 했다. 또 "자살의 경우 유서를 남기는 비율은 30% 이하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또 일부 누리꾼들 사이에서 타살 의혹을 제기하는 분위기에 대해 "증거에 기반하지 않고 (누리꾼들의 각종) 의혹에 살을 붙여서 재구성하는 건 위험하다"며 "확인되지 않은 의혹을 제기하면 유족들의 트라우마는 더 심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 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 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