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3일(화)

6·25 전쟁 중 서울대병원 쳐들어가 '의사·간호사·부상병' 등 900명 총칼로 학살한 북한군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영화 '포화속으로'


[인사이트] 성동권 기자 = 71년 전 오늘(25일), 북한은 한차례의 선전포고도 없이 기습 남침을 해 전쟁을 시작했다.


당시 북한군은 전쟁이 시작된 지 사흘 만에 서울까지 거침없이 진격했다.


빠르게 밀고 들어오는 북한군에 대다수의 국민은 황급히 피난길에 올랐지만, 서울대병원에서 근무하던 의료진은 발을 뗄 수 없었다.


북한군의 공격에 몸을 다친 환자들을 버리고 떠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의료진들과 그 가족들은 환자들과 함께 병원에 남았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


의료진은 6월 28일 아침 서울을 점령하고 서울대병원까지 쳐들어온 북한군을 마주했다.


당시 병원에는 육군본부 소속 조용일 소령과 소대장이 지휘하는 국군 보병 1개 경비 소대가 지키고 있었다. 이들은 치열하게 북한군에 맞서 싸웠지만, 전원 전사했다.


병원을 함락한 북한군은 저항할 수 없는 의료진과 환자, 가족들을 무차별 학살하기 시작했다.


일부 환자들과 가족들이 병원을 빠져나가 도망치기도 했으나, 보초를 서던 북한군에 걸려 대부분 처참하게 살해당했다. 권총을 가지고 있던 환자들은 북한군에 응전하다가 자살을 택하기도 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영화 '작은 연못'


6월 한여름의 뜨거운 날씨에 시체가 썩어 가자 북한군은 이들을 병원 앞길에 쌓은 뒤 기름을 붓고 불로 태웠다.


이날의 상처는 정확한 기록조차 없어 얼마나 많은 사람이 희생된 지 알 수 없다. 다만 서울대병원에서 세운 추모비에는 1천여명으로 기록이 돼 있고 보훈처는 약 900명이 사망했을 것으로 추정할 뿐이다.


서울대병원에서 벌어진 학살은 명백한 반 인류·반인도적 전쟁 범죄에 해당한다. 1864년 체결된 제네바 제1 협약을 통해 각 전쟁국은 적대행위에 참여하지 않은 부상병, 포로, 조난자에 대해서는 보호할 의무가 있지만 당시 북한군들은 이를 어기고 무참히 학살을 이어갔다.


여전히 북한은 사과는커녕 호시탐탐 남한에 군사도발을 감행하고 있다. 900명의 일반인을 무참히 살해한 이 사건은 잊혀서는 안 될 역사로 길이 남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