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나영 기자 = 세상에 태어나 '밝음'이라고는 모르고 살았던 반달곰들에게 '기적'이 일어났다.
지난 3일(현지 시간) 온라인 미디어 트래블가이드는 깜깜한 지하감옥에 갇혀 '쓸개즙'을 강제로 채취당하며 살아온 반달곰 2마리가 무려 17년 만에 구조됐다고 보도했다.
베트남에서 발생한 이 끔찍한 사건은 지난 3월 25일 베트남 동물단체 'FOUR PAWS'에 의해 세상에 알려졌다.
당시 'FOUR PAWS' 측은 베트남 북부의 한 농장에서 평생 쓸개즙만 뽑히고 살아온 반달가슴곰 2마리를 구조하는 장면을 SNS에 공개해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동물단체 측이 공개한 사진 속에는 빛이라고는 한줄기도 들어오지 않는 깜깜한 지하에서 철창에 갇혀 숨만 쉬고 있는 반달곰들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보는 이들을 경악게 했다.
17년간 자연과 동떨어져서 산 녀석들은 살아있는 게 기적일 정도로 건강상태가 안 좋았으며 오랜 기간 반복적으로 쓸개즙을 착취 당해 쓸개는 완전히 망가진 상태였다.
동물단체 측은 지하감옥에서 무사히 수컷 '봄'과 암컷 '꿈'을 구조해냈는데, 그 어떤 구조활동 보다 최악이었다며 안타까움을 호소했다.
특히 수컷인 '봄'은 아주 어린 새끼때부터 지하감옥에 갇혀 살아 정신이 피폐해져 이상행동을 보여 현장에 있던 구조대원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무사히 두 반달곰들을 구조해낸 동물단체 측은 쓸개즙 채취와 불법 밀매 등에 동원됐다가 구조된 곰들이 모여살고 있는 보호구역으로 녀석들을 옮겨 새 보금자리를 마련해 주었다.
해당 보호구역에는 40여 마리의 곰들이 자연으로 돌아와 적응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수컷은 새로운 환경에 적응을 잘 하지 못해 정신적으로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다행히 암컷은 감옥 생활엣어 벗어난 일상을 잘 누리고 있다.
실제 한 사진에서 녀석은 따뜻한 햇볕을 온몸으로 쐬며 대자로 드러누워 대나무잎을 먹는 모습으로 건강한 근황을 전했다.
안타까운 곰들의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인간이 제일 잔인하다", "아직도 이런 끔찍한 일들이 행해지고 있다니", "불법 밀매는 정말 사라져야 한다" 등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