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조세진 기자 = 서욱 국방부 장관이 지난 2일 성폭력 피해를 당한 후 극단적 선택을 한 여성 부사관 이모 공군 중사의 유가족을 만나 "2차 가해나 지휘관의 조치 등을 포함해 모든 상황을 낱낱이 밝혀 이 중사의 죽음을 헛되지 않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서 장관은 이날 오후 경기 성남 국군수도병원 응접실을 방문해 이 중사의 유가족을 만나 위로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와 관련해 MBC는 지난 2일 서 장관이 유족을 찾은 모습이 당긴 영상을 공개했다. 이 중사의 곁을 지키고 있던 아버지는 말 없이 오열했고, 어머니는 결국 실신했다.
공개된 영상에서 서 장관은 유족을 찾아 고개를 숙였다. 오열하던 이 중사의 어머니는 주변의 부축을 받으며 겨우 이동을 했지만 끝내 실신해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이송됐다.
중사의 부모를 만난 서 장관은 "미리 들여다봤어야 했는데 늦게나마 국방부가 철저하게 수사해서 한 점 의혹이 없도록 하겠다"며 "저도 이 중사와 같은 딸을 둔 아버지로서 딸을 케어한다는 마음으로 낱낱이 수사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이 중사의 아버지는 "청원을 해야만 장관이 오시는 상황이 정말 유감스럽다"면서도 "좀 늦었지만 국방부 검찰단에서 유족이 원하는 대로 책임지고 수사해 주신다니까 그렇게 결정해 주신 장관께 감사 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후에 상황 어떻게 진전되는지 상황을 지켜봐 달라. 실망하지 않게 해 달라"며 "당연히 1차적 가해자는 물론 2차, 3차 가해자까지 처벌해야 한다"라고 요구했다.
한편 국방부검찰단은 이날 이 중사를 성추행한 혐의를 받는 장 모 공군 중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후 국방부 보통군사법원에서 장 중사에 대한 영장실질심사가 진행됐다.
앞서 지난 3월 초 충남 서산에 있는 공군 모 부대에서는 이 중사가 선임인 A 중사로부터 억지로 저녁 자리에 불려 나간 뒤 귀가하는 차량 뒷자리에서 강제추행을 당했다. 이 중사는 이후 피해 사실을 정식으로 신고하고 자발적 요청으로 부대도 옮겼지만, 지난달 22일 부대 관사에서 끝내 숨진 채 발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