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3일(화)

200kg 드럼통 맨손으로 나르도록 지시해 병사 발가락 아작나게 만든 해병대 간부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해병대 공식 블로그 캡처


[인사이트] 김남하 기자 = 해병대 간부가 병사들에게 200kg 상당의 드럼통을 무리하게 나르도록 강요하다가 부상을 입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해당 피해 병사는 큰 부상을 입고 다리에 깁스를 한 채 6개월가량을 아무 것도 하지 못했다고 한다.


지난 30일 페이스북 페이지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에는 해병대 1사단에서 발생한 사고를 폭로하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1사단 내 모 부대에서는 병사들이 간부의 지시로 드럼통 운반 작업을 진행했다.


글을 쓴 A씨는 그 드럼통이 200kg에 달하는 무거운 드럼통이었다고 주장했다.


Facebook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무거운 무게 탓에 통상 기계로 날라야 하는 드럼통이지만, 간부는 시간 단축을 위해 병사들에게 맨손으로 드럼통을 들도록 지시했다고 한다. 이때 간부는 작업에 참여하지 않았다.


결국 병사 4명이 무리하게 드럼통을 들어야 했고, 이 과정에서 한 병사의 손이 미끄러지는 바람에 200kg에 달하는 드럼통이 그대로 병사의 발로 떨어졌다. 드럼통에 발을 짓눌린 병사는 피를 흘리며 고통을 호소하다 의무대에 실려갔다.


이 소식을 들은 다른 선임 간부가 달려와 최초 드럼통 운반을 지시한 간부에게 따져 묻자, 그 간부는 별일 아니라는 듯 대꾸하고 병사들에게는 "내가 뭘 잘못했냐"며 억울함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그 병사의 발가락은 골절되고 발톱은 크게 다쳤으며 깁스 6주 판정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처럼 큰일이 발생했지만 지시를 한 간부는 제대로 된 사과 조차 없었고 해당 병사는 병원비도 자비로 부담해야 했다고 한다.


A씨는 "다친 대원이 6주 동안 깁스를 하는 동안 부대에서 그 대원을 향한 좋지 않은 분위기가 형성됐다"며 "이 잘못은 그 무리한 지시를 한 간부 뿐만 아니라 상부의 잘못도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얘기했다. 매일 해머나 무거운 물건을 드는 작업들을 하는 대원들이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안전화를 지급 해달라고 호소했지만 지급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간부의 무리한 작업 지시로 다리를 크게 다친 것도 모자라 병원비도 자비로 부담한 병사 사연은 주위에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 같은 폭로에 해병대 1사단 측은 "사고 발생 후 지휘관 주관으로 안전 교육 및 해당 간부에 대한 주의 조치를 실시했다"라고 했다.


이어 "병원비 자비 부담의 경우 군병원 치료 후 당사자 요구에 따라 부모님 설명 및 동의 후 완치여부 확인을 위한 민간 병원 진료를 실시했다. 현재 해당 사건에 대한 수사가 추가 진행 중이다"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