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남하 기자 = "게임기를 포기했지만 코로나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웃들에게 계란을 선물할 수 있어 기뻐요"
경북 칠곡군의 한 초등학생이 100원·500원·1000원씩 수년간 모은 저금통을 헐어 어려운 이웃에게 '달걀 나눔'을 했다.
지난 17일 경북 칠곡군은 이홍재 대한양계협회장이 군청을 찾아 이 지역에 사는 육지승 군에게 표창장과 20만원 상당의 문화상품권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대한양계협회의 칠곡 방문은 최근 육지승군의 선행이 알려지면서 이뤄졌다.
육군은 3년 전부터 자신이 갖고 싶어 하던 게임기를 사기 위해 저금통에 한푼 두푼 모았다.
그는 50만 원이 모이자 지난 5일 어린이날 자신에게 선물을 준다는 생각으로 게임기를 사기로 결심했다.
그러던 중 아버지를 통해 홀몸 어르신 등 코로나19로 힘들어하는 이웃의 이야기를 접했다.
고민에 빠진 육군은 결국 게임기 대신 달걀을 사기로 결심했다. 그렇게 그는 저금통을 헐어 아버지에게 건넸다. 달걀을 선택한 이유로는 "영양가가 높아 이웃의 건강을 지켜줄 것 같다"라고 했다.
어린 초등학생의 달걀 나눔 이야기는 동네 주민 입을 통해 칠곡군에 퍼졌다.
이에 평소 이웃돕기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칠곡군 사회복지 공무원이 "초등학생의 결단에 감동했다. 그 게임기를 대신 구매해 선물하겠다"고 나섰다.
육군 아버지는 아이의 순수한 마음이 변질될 수 있어 망설이다 결국 아들에게 게임기를 받게 했다. 다만 아이와는 "저축을 해서 나중에 (게임기를 준) 아저씨의 이름으로 50만원을 기부하자"는 약속을 했다고 칠곡군은 전했다.
육군은 "게임기 대신에 달걀 나눔을 한 것에 후회는 없다. 스스로 결정한 일이고, 앞으로도 어려운 이웃을 돕는 일에 더 관심을 가질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