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3일(화)

게임기 사려 3년 꼬박 모은 '저금통' 털어 코로나로 어려운 이웃 도운 10살 꼬마

사진 = 경북 칠곡군


[인사이트] 김남하 기자 = "게임기를 포기했지만 코로나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웃들에게 계란을 선물할 수 있어 기뻐요"


경북 칠곡군의 한 초등학생이 100원·500원·1000원씩 수년간 모은 저금통을 헐어 어려운 이웃에게 '달걀 나눔'을 했다.


지난 17일 경북 칠곡군은 이홍재 대한양계협회장이 군청을 찾아 이 지역에 사는 육지승 군에게 표창장과 20만원 상당의 문화상품권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대한양계협회의 칠곡 방문은 최근 육지승군의 선행이 알려지면서 이뤄졌다.


사진 = 경북 칠곡군


육군은 3년 전부터 자신이 갖고 싶어 하던 게임기를 사기 위해 저금통에 한푼 두푼 모았다.


그는 50만 원이 모이자 지난 5일 어린이날 자신에게 선물을 준다는 생각으로 게임기를 사기로 결심했다.


그러던 중 아버지를 통해 홀몸 어르신 등 코로나19로 힘들어하는 이웃의 이야기를 접했다.


고민에 빠진 육군은 결국 게임기 대신 달걀을 사기로 결심했다. 그렇게 그는 저금통을 헐어 아버지에게 건넸다. 달걀을 선택한 이유로는 "영양가가 높아 이웃의 건강을 지켜줄 것 같다"라고 했다.


사진 = 경북 칠곡군


어린 초등학생의 달걀 나눔 이야기는 동네 주민 입을 통해 칠곡군에 퍼졌다. 


이에 평소 이웃돕기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칠곡군 사회복지 공무원이 "초등학생의 결단에 감동했다. 그 게임기를 대신 구매해 선물하겠다"고 나섰다.


육군 아버지는 아이의 순수한 마음이 변질될 수 있어 망설이다 결국 아들에게 게임기를 받게 했다. 다만 아이와는 "저축을 해서 나중에 (게임기를 준) 아저씨의 이름으로 50만원을 기부하자"는 약속을 했다고 칠곡군은 전했다.


육군은 "게임기 대신에 달걀 나눔을 한 것에 후회는 없다. 스스로 결정한 일이고, 앞으로도 어려운 이웃을 돕는 일에 더 관심을 가질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