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3일(화)

"평택항에서 300kg 컨테이너에 깔려 사망한 23살 故 이선호군의 친구입니다"

YouTube 'YTN news'


[인사이트] 강유정 기자 = 제대 후 등록금을 벌기 위해 평택항 신컨테이너 터미널에서 아르바이트하던 23살 청년.


그는 지난달 적재물 정리 작업을 하다 300kg에 달하는 개방형 컨테이너에 깔려 목숨을 잃었다.


최근 이선호 군의 친구가 철저한 진상규명을 강조하며 청와대 국민청원 글을 올려 많은 이들의 동의를 받고 있다.


지난 8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평택항에서 산재로 사망한 23살 고 이선호 군의 친구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해당 청원 글은 올라온 지 하루 만에 약 1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고 현재 사전 동의 요건 100명 이상을 충족해 청와대가 공개를 검토 중이다.


자신을 故 이선호 군의 친구라고 밝힌 청원인은 "하루 평균 7명이, 해마다 2,400명 이상이 노동 현장에서 산업재해로 사망하고 있다지만, 그게 제 친구 선호가 될 줄을 상상도 못 했다. 뉴스에서나 보던 산재 사고가 제 친구까지 죽게 할 줄은 정말 몰랐다"라고 글을 시작했다.


이어 "어쩔 수 없던 일이 아니었다. 분명히 막을 수 있었던 일이었다"라고 주장했다.


청원인은 "친구는 그저 잔업으로 안전핀이 뽑혀있는 개방형 컨테이너 안에서 쓰레기(나무 합판 조각)를 줍다가 300kg의 차가운 쇳덩이에 깔려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죽었다"라면서 무리한 인원 감축과 안전관리 미흡, 구조물 노후화, 초동대응 미흡, 정부의 안전관리 감독 부실 등에서 비롯됐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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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사고가 발생했던 개방형 컨테이너 관련 작업은 당초 이씨도 아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월 인력이 감축되면서 이씨는 사고 당일 갑작스럽게 해당 작업에 투입됐으며 당시 작업에 대한 안전교육을 받지도 못하고 현장에는 감독하는 안전관리자 역시 없었다고.


또한 청원인은 사고 발생 직후 회사의 초기 대응이 미흡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300kg의 쇳덩이에 깔려 숨이 끊어져 가는데도 회사가 처음 전화한 곳은 119가 아닌 윗선(원청업체)이었다"라면서 "3차례에 걸친 보고 과정이 있는 동안 친구는 아무런 조치도 취해지지 않은 채 컨테이너 날개에 깔린 채 방치됐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같은 이유로 사람이 계속해서 죽는데 왜 바뀌지 않는 거냐. 왜 책임자들은 제대로 죗값을 치르지 않느냐"라며 분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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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청원인은 원청 업체 측과 정부의 책임 있는 사과와 철저한 진상 규명, 산재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 등을 요구했다.


한편 이선호 군의 유가족들은 빈소를 마련하고 입관 절차를 진행했지만 17일째 발인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청원인은 "가족과 친구들이 향이 꺼지지 않도록 밤새워 곁을 지키고 있다"라면서 "친구가 차가운 냉동고에서 얼른 나와 마음 편히 갈 수 있도록 제발 제 친구에 대한 관심을 잊지 마시고 힘을 모아 달라"라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