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3일(화)

"미치도록 공부만 한다는 건 이제 옛말"···너무 낮아져 걱정이라는 요즘 학생들 학력 수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사진 = 인사이트 


[인사이트] 유진선 기자 = 최근 초등학생 자녀의 학력 저하를 우려하는 학부모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초등학교 6년 내내 지필고사를 보지 않기 때문에 아이들의 공부 습관을 잡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등수가 나오는 시험이 없다 보니 아이의 학업 수준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기도 어렵다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초등학교에서 중간고사 및 기말고사로 대표되는 '지필고사'가 사라지기 시작한 건 지난 2011년부터다.

온라인 커뮤니티 


서울을 시작으로 전국 교육청이 초등학교의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를 폐지했고, 2013년에는 초등학교 6학년들이 보는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일제고사)도 폐지됐다.


초등학생의 학력을 평가할 수 있는 수단이 전부 사라진 것과 다름없게 된 것이다.


중학교에 입학하고 나서도 한동안 사정은 비슷하다. 2016년부터 모든 중학교에서 실시되고 있는 자유학기제 때문이다.


자유학기제는 한 학기 동안 시험을 보지 않고 170시간 이상의 진로 탐색 시간을 갖는 제도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뉴스1 


2018년에는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이 개정돼 자유학기를 두 학기까지 도입하는 것이 가능해지면서 '자유학년제'도 도입됐다.


대부분의 중학교가 자유학기 혹은 자유학년제를 1학년 때 실시하고 있기 때문에 학생들은 중학교 2학년이 되어서야 첫 시험을 보는 셈이다.


이에 교육 현장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수학 학원을 운영 중이라는 A씨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요즘 학습 격차가 정말 심각하다"고 토로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MBC '여왕의 교실'


그는 "초등학교와 중학교 1학년 때 시험이 없다 보니 중학교 2학년 기말고사 이후에나 뒤늦게 어떤 과목이 부족한지 알게 된다"고 했다.


특히 단원 간 연계성이 높은 수학 과목의 경우엔 상태가 더욱 심각하다고 했다. 그는 "한 학기만 놓쳐도 중학교 때부터 힘들기 시작하는데 중2 때 발견하면 이미 늦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우려는 일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한국교육개발원(KEDI)이 240개교 학생 11만 28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2020 학생역량 조사 연구'에 따르면 지난해 초등학교 6학년과 중학교 3학년 학생의 역량 지수는 각각 65.47점, 65.63점으로 집계됐다.


역량 지수는 자기 관리와 지식정보 처리, 창의적 사고 등 각 분야 점수를 합산한 것으로, 2020년 수치는 2016년 조사 시작 이래 최저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