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전형주 기자 = 한강에서 실종 이후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손정민(22)씨의 가는 길을 e스포츠단 젠지가 애도했다.
생전 열렬한 팬이 돼준 정민씨의 빈소에 '유니폼'을 보내 고인의 넋을 기렸다.
발인식이 치러진 5일 정민씨의 아버지는 SNS를 통해 그간 받은 위로와 응원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특히 장례가 치러진 지난 4일 동안 하루도 거르지 않고 빈소에 와준 아들 친구 모두에게 고마워했다. 선물을 받은 장난감, 유니폼도 언급하며 그간 몰랐던 아들의 취미에 대해 늦게나마 알게 됐다고 했다.
아버지는 정민씨가 게임 리그오브레전드(LoL)를 자주 했다고 말했다. 생전 별명도 챔프 이렐리아를 좋아해 '정렐리아'였다고 한다.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에서는 명문 젠지가 그의 최애 구단이었다. 그의 팬심에 빈소에도 롤에서 볼 수 있는 물건이 많이 놓였다. 이렐리아를 따서 만든 피규어부터 젠지 유니폼까지 그의 마지막 길을 함께했다.
특히 유니폼은 몇몇 친구가 생전 정민씨의 팬심을 기억하고, 젠지에 요청해 특별히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민씨의 아버지는 "저는 아들의 별명조차 모르는 아빠였다. 친구들 대단하다"고 말했다.
손씨 부자의 첫번째 이별은 지난달 25일 새벽이었다. 정민씨는 전날 오후 11시부터 다음날 오전 2시까지 한강공원에서 친구와 술을 마시다 실종됐다.
친구는 오전 4시 30분쯤 깨어나 홀로 귀가했고, 정민씨는 실종 엿새 만인 같은 달 30일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손씨는 5일 발인과 화장을 거쳐 영원한 안식을 맞았다. 또 한 번의 이별에 이날 고별식은 눈물로 뒤덮였다.
부친은 떠나는 아들에게 "넌 행복이란 게 무엇인지를 느끼게 해줬다"며 "네가 오지 않았다면 우리는 행복이라는 단어를 알지 못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너무 아쉬운데 언젠가 다시 만난다고 생각하니까 이제 너를 보내주려 한다"며 "엄마는 걱정하지마. 아빠 믿지? 우리 잘 봐주고 있어 정민아"라고 했다.
발인은 오전 9시 20분쯤 마무리됐고, 오전 9시 27분쯤 운구차가 식장을 빠져나갔다. 서울추모공원에서 화장한 뒤 용인구 아너스톤에 유골함을 안치할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