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전형주 기자 = 한강공원에서 실종 이후 숨진 채 발견된 손정민씨의 부친이 아들과 마지막 포옹을 가장 좋았던 순간으로 꼽았다.
부검을 마치고 나온 아들의 차가운 뺨에 얼굴을 비벼댔다는 그는 이날의 촉감을 잊지 못할 것이라며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지난 4일 손씨의 부친은 빈소에서 '좋았던 추억을 꼽아달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들과의 마지막 포옹을 꼽았다.
냉정하고 차분하게 말을 이어왔던 아버지는 추억에 잠긴 듯 잠시 아무 말도 잇지 못했다. 이내 감정을 추스르며 두 가지 기억을 떠올렸다.
그는 "딱 어떤 순간이라기보다도, 느낌이라고 할 때, 저는 아들의 다리를 팔로 안았을 때 느낌이 참 좋았다"며 "또 아들을 꼭 안고 뺨을 비비댈 때 촉감이 제일 좋았다"고 했다.
이어 "그건 디지털로 바꿀 수 없는 것"이라며 "영원히 그것을 간직하고 싶어서, 부검 끝난 아들의 뺨을 대고 있었다. 아들과 뺨을 대고 있을 때가 가장 좋았다"고 했다.
손씨 부자의 첫번째 이별은 지난달 25일 새벽이었다. 정민씨는 전날 오후 11시부터 다음날 오전 2시까지 한강공원에서 친구와 술을 마시다 실종됐다.
친구는 오전 4시 30분쯤 깨어나 홀로 귀가했고, 정민씨는 실종 엿새 만인 같은 달 30일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손씨는 5일 발인과 화장을 거쳐 영원한 안식을 맞았다. 또 한 번의 이별에 이날 고별식은 눈물로 뒤덮였다.
부친은 떠나는 아들에게 "넌 행복이란 게 무엇인지를 느끼게 해줬다"며 "네가 오지 않았다면 우리는 행복이라는 단어를 알지 못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너무 아쉬운데 언젠가 다시 만난다고 생각하니까 이제 너를 보내주려 한다"며 "엄마는 걱정하지마. 아빠 믿지? 우리 잘 봐주고 있어 정민아"라고 했다.
발인은 오전 9시 20분쯤 마무리됐고, 오전 9시 27분쯤 운구차가 식장을 빠져나갔다. 서울추모공원에서 화장한 뒤 용인구 아너스톤에 유골함을 안치할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