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3일(화)

"육군훈련소 입소 후 천식 심해졌는데 '먼지·벌레' 가득한 방에 격리당했어요"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김남하 기자 = 훈련병들의 샤워 및 화장실 이용을 제한해 논란이 된 육군훈련소가 이번에는 천식을 앓고 있는 훈련병에게 감기약만 처방하고 먼지 쌓인 방에 격리시켰다는 비판에 휩싸였다.


지난 1일 페이스북 페이지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에는 이같은 내용의 제보글이 올라왔다.


육군훈련소 30연대에 입대한 제보자 A씨에 따르면 그는 원래 앓던 천식이 입대 후 심해졌지만 일반 감기약만 처방받았다.


자고 일어나면 콧물과 기침이 너무 심해 '귀가 요청'을 했지만 부대는 "천식으로 귀가는 안 된다"며 거부했다. 그러면서 케어해주기는커녕 "호흡기 질환자는 격리해야 한다"라며 먼지와 거미·벌레·개미가 가득한 곳에 자게 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결국 천식은 더 심해졌고 3일 동안 잠도 잘 수 없는 상태가 됐음에도 부대는 신경 써주지 않았다고 한다. 


이어 그는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소대장, 분대장에게 면담 신청했지만 '천식으로 나간 애는 못 봤어. 너 마인드를 바꿔. 긍정적으로 생각해'라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군의관 진료 후에도 나아지는 건 없었다. 부대는 오히려 했던 말을 바꾸며 병사를 더 힘들게 할 뿐이었다. 


그는 "군대에서 없던 병도 생긴다는 말이 뭔지 알 것 같다"라며 "현재 혼자 방에서 잘 때면 불안하고 잠에 잘 들지 못하고 있다. 저처럼 피해 당하는 분들이 없기를 바란다"라고 호소했다. 


최근 올라온 부실 급식 폭로 사진 / Facebook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최근 들어 군대 내 '부실 급식' 폭로를 비롯해 병사들의 인권이 무시당하는 사례가 줄을 잇고 있다.


'부실 급식' 제보 병사는 휴가 복귀 후 격리된 병사에게 제공된 도시락 사진을 공개했고, 이 폭로로 인해 해당 사단에서 병사들에게 체력 단련을 시켰다는 추가 제보가 나오기도 했다.


이에 지난달 28일 서욱 국방부 장관이 "국방부 장관으로서 무거운 책임을 통감한다"며 공식적으로 사과했지만 병사들의 호소와 폭로는 계속되고 있다.


사진=인사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