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남하 기자 = 11년 전, 믿기 힘든 사연 하나가 올라와 온라인을 발칵 뒤집어 놨다. 4년 만난 남자친구가 '친언니'와 바람이 나 죽고 싶다는 여성의 하소연 글이었다.
당시 해당 글을 올린 여성은 이후 극단적 선택을 해 세상을 떠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안겼는데, 이 사연 속 여성의 지인이 최근 근황을 전했다.
사건은 11년 전인 201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에는 남친이 바람이 났다는 여성의 사연이 올라왔다.
사연에 따르면 글쓴이 A씨는 4년을 만난 남친에게 차였다. 그는 친언니에게 슬픔을 토해냈고 위로를 받았지만, 이 때 언니가 흘린 눈물은 모두 악어의 눈물이었다.
언니가 사실 뒤로는 남친과 바람을 피우고 '호박씨'를 까고 있었기 때문이다.
A씨는 부모님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언니에게 호소도 하고, 욕도 해봤지만 달라지는 건 없었다. 언니는 "사람 마음이 마음대로 안 되는데 어떡하냐. 그 사람을 너무 사랑한다"라고 답하며 울었다.
한참을 울던 언니는 갑자기 태도를 싹 바꿨다. 부모님에게 자신들의 사랑을 허락해달라고 빌며 A씨를 마치 '제삼자' 취급했다.
부모님이 절대 허락할 수 없다고 완강히 반대하자 언니는 그대로 집을 나갔다.
그리고는 한참을 연락하지 않다가 A씨에게 "독한 X"이라고 욕이 섞인 문자를 보냈다. 엄마가 전화를 걸어 확인해 보니 언니는 남친의 자취방에서 잘 살고 있었다.
A씨는 이 같은 충격적인 일을 겪고 홀로 끙끙 앓다가 네이트판에 사연을 정리해 올렸다.
그런데 사람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워낙 믿기 힘든 내용의 사연이었기에 '주작'(做作)이 아니냐는 반응이 많았고, 남친을 뺏긴 건 본인 잘못이라는 비난도 적지 않았다.
단지 조언과 위로를 듣고 싶었을 뿐인데 사실을 의심당하고 비난까지 받은 A씨는 결국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동생의 장례식에는 바람을 피운 언니와 남친도 왔는데, 이들은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힘들게 한 결혼이니까 잘 살게"라며 오히려 본인들의 행복을 빌었다고 한다.
충격적인 사연이 올라오고 약 11년이 흐른 최근. 이들 언니 커플의 근황이 올라왔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이들은 현재 누구보다 행복하게 잘살고 있고, 둘 사이에서 나온 자녀는 2019년 초등학교에 입학했다.
동생에게 절망을 안기고 죽음에 이르게 한 상간 커플은 그렇게 자기들만의 해피엔딩을 맞이했다.
한 사람에게는 비극이지만 다른 두 사람에게는 해피엔딩으로 남은 이 사연은 11년이 지난 지금도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며 회자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