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3일(화)

오세훈 서울시장이 취임한 뒤, 박원순이 지은 '성평등도서관'에서 사라진 물건들

성평등도서관 / 여성가족부 공식 블로그


[인사이트] 성동권 기자 = 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재임 시절에 만들었던 '성평등도서관, 여기'에서 그의 흔적이 사라졌다.


박 전 시장의 저서는 사라지고 기증자료 소개와 박 전 시장 프로필 등이 홈페이지에서 삭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성평등도서관은 2015년 문을 연 최초의 성평등 정책 전문 도서관으로 박 전 시장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물이다.


26일 중앙일보는 박 전 시장의 흔적이 성평등도서관에서 사라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진 = 인사이트


과거 이 도서관에는 '경청: 박원순의 대한민국 소통 프로젝트', '박원순, 생각의 출마' 등 박 전 시장의 저서 20여권이 있었다.


하지만 현재 박 전 시장의 저서가 있었던 서가는 비어있었다. 사서와 도서관 관계자도 해당 저서의 열람과 대출이 모두 어렵다는 취지의 답변을 내놨다.


사라진 것은 그의 저서만이 아니었다. 박 전 시장의 여성운동 약력을 소개한 '여성운동의 든든한 벗, 원순씨' 제목의 액자는 박스에 담겨 바닥에 있었다.


홈페이지에서는 명사기증자로 등재됐던 박 전 시장의 프로필이 삭제됐다. '명사 기증' 게시판은 최근 '단체 기증'으로 이름이 변경됐고, 프로필이 있던 화면은 빈 여백으로 변했다.


공식 홈페이지


이에 대해 성평등도서관 측은 "연 1회 분야를 특정해 장서 점검을 실시하고 있다"라며 "점검 기간에는 해당 분야의 도서 이용에 제한이 있을 수 있다"라고 해명했다. 다만 도서를 빼놓은 시기에 대한 질문에는 답변을 피했다.


명사기증자로 등록됐던 박 전 시장의 프로필이 홈페이지에서 삭제된 것에 관해서는 "2021년 주요 사업 중 하나로 홈페이지 개편을 진행 중이다. '명사'의 기준이 모호하다는 지적과 자체 평가가 있어 카테고리를 시민과 단체로 변경했다"라고 답했다.


성평등도서관 측의 이 같은 조치를 두고 일각에서는 성 추문에 연루된 박 전 시장의 흔적이 남아있는 것이 부담스럽지 않았겠냐는 추측이 이어진다.


한편 오세훈 서울시장은 전임 시장의 성폭력 사건에 대해 사과하며 성폭력·성희롱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