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전형주 기자 = 일자리가 없어 쉬고 있으나 실업자로 잡히지는 않는 '그림자 실업자'가 지난 1분기 200만명을 돌파했다.
그림자 실업자는 적합한 일자리가 없어 구직 활동조차 포기한 잠재구직자를 의미한다. 그림자 실업자가 200만명대를 넘은 건 사상 처음이다.
지난 23일 매일경제에 따르면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실이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 1분기(1~3월) 국내 잠재구직자는 206만명을 기록했다.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15년 이래 가장 많은 수다. 전년 동기 170만명보다 36만명(21.2%) 늘어 증가폭도 최대를 기록했다.
최근 4주간 구직 활동을 하지 않아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되는 잠재구직자는 실업자로 잡히지 않는다. 다만 취업을 희망하고 당장 취업할 수 있어, 비경제활동인구와 실업자의 경계선상에 걸쳐 있는 '잠재실업자' 또는 '그림자실업자'로 불린다.
코로나19가 본격 확산한 작년까지만 해도 매년 1~3월 기준 160만~180만명대를 오르내리던 잠재구직자는 작년 12월부터 급증했다.
1분기 200만명을 넘어선 잠재구직자 가운데 20·30대는 98만3000명으로, 절반 가까이 차지하고 있다.
잠재구직자 206만명 가운데 74.3%(153만 1천명)은 구직 활동을 하지 않은 이유로 일거리가 없을 것 같아서'라고 답했다. 문재인정부 출범 직전인 2017년 106만명에서 4년 만에 153만명으로 44.4% 늘었다.
최근 4주간 구직활동을 하지 않았던 잠재구직자 가운데 지난 1년간 구직활동을 해본 적 있다고 답한 인원은 2017년 55만9000명에서 올해 81만5000명으로 무려 25만6000명 증가했다.
1년 넘게 구직 활동을 하다가 취업에 실패해 아예 포기해버렸다는 얘기다.
추 의원은 "정부가 세금으로 고용하는 공공알바 양산에만 치중할 것이 아니라 노동 개혁과 규제 완화라는 '진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