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남하 기자 = 직원 채용 시 학벌을 보지 않는 기업의 '블라인드' 채용 방식을 놓고 한 고려대학교 재학생이 분노를 쏟아냈다.
소속 학교의 이름 자체가 '스펙'인데 이를 안 보는 건 합리적이지 않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지난 23일 고려대학교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는 "블라인드 채용은 왜 학벌을 인정해주지 않냐"는 내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블라인드 채용은 말 그대로 입사지원서에서 지원자의 학력, 출신지, 학점 등 요소를 지우고 직무 수행 능력 위주로 평가하는 방식이다.
작성자 A씨는 "학교를 당첨해서 가는 것도 아니고 내가 공부해서 원하는 학교 들어온 건데 이를 인정해주지 않는 게 진정 공평한 채용이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력해서 좋은 대학교에 간 것 자체가 '스펙'인데 이를 인정해주지 않는 게 과연 공정한 경쟁이냐는 이야기다.
A씨의 글을 접한 다른 학생들 또한 "공부 안 하고 노는 동안 공부해서 좋은 대학 간 게 배 아픈 거 아니냐"며 댓글을 달고 수백 명이 좋아요를 누르며 공감을 표했다.
이처럼 블라인드 채용은 그간 대학생, 취업 준비생들 사이에서 늘 논란의 중심에 있었다.
학력과 성별 차별을 타파하려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만큼 환영하는 사람이 많았지만 이에 못지 않게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학력과 스펙도 노력의 성과이므로 열심히 준비한 이들에 대한 역차별로 작용할 거라는 우려 때문이다.
학력이 업무 능력에 영향을 미친다는 의견도 상당하다.
논란이 거듭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몇 년 동안 블라인드 채용 방식은 공기업뿐 아니라 민간 기업 사이에서도 확대되는 추세다.
대표적으로 농협중앙회는 지난 10일 올해 상반기 신규 직원 1,300명을 블라인드 채용할 것이라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