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박상우 기자 = "야 너네 못 믿겠다. 내가 할게~ 내가 또 일가견이 있지"
일상에서 괜한 자부심을 부리는 이들을 우리는 '부심'이라고 부른다.
'먹 부심'(먹는 양에 대한 자부심), '술 부심'(주량에 대한 자부심), '돈 부심'(부에 대한 자부심) 등 그 종류도 가지각색이다.
통상적으로 부심러들은 부담스럽고 얄미운 존재로 불린다. 하지만 예외 상황이 있다. 바로 여행을 갈 때다.
친구들과 여행 갈 때 '부심' 있는 친구들과 함께한다면 그 여행은 매우 편안하고 즐거워질 가능성이 높다. 알아서 척척 일을 해결해주기 때문이다.
오늘은 함께 여행 가는 친구들에게 있으면 좋은 부심을 소개한다. 혹시 내 주변에 이런 부심을 가진 친구가 있다면 여행 계획을 잡는 걸 고려해보자.
1. 운전 부심
무리마다 한 명씩은 꼭 껴 있다는 운전 부심이다.
이들은 '베스트 드라이버'라는 칭찬 한마디를 받기 위해 군말 없이 운전하는 아주 좋은 유형이다.
이들만 있다면 장거리 이동에도 운전대를 잡을 일이 없어 여행의 질을 높일 수 있다. 막히는 도로에서 운전하는 것만큼 스트레스받는 일도 없으니 말이다.
간혹 투덜대는 이들도 있는데, 이럴 때는 조수석에 앉은 친구가 센스를 발휘해야 한다.
알아서 신나는 노래를 선곡하고 커피나 음료를 챙겨주는 센스를 발휘해보자. 혹 친구가 길을 잘못 들었다고 생각하더라도 입을 닫는 센스도 잊지 말자.
2. 고기 부심
운전 부심과 쌍벽을 이루는 부심이다.
운전 부심을 가진 친구에 이어 고기 부심이 있는 친구까지 있다면 당신의 여행은 행복함 그 자체일 것이다.
"와 너무 잘 구워. 진짜 맛있다~"라는 한마디를 듣기 위해 영혼을 갈아 고기를 굽는 유형이다.
한 번씩 쌈 싸 먹여주는 센스까지 발휘한다면 이들은 열정을 불태울 것이다.
밥이나 야채 등 곁들여 먹을 재료 준비만큼은 주변 사람들이 해줘야 한다는 걸 잊지 말자.
3. 술 게임 준비 부심
놀러 간 사람들의 마지막 하이라이트는 뭐니 뭐니 해도 역시 술이다.
술자리에서 필요한 부심은 '술 부심'이 아닌 '술 게임 준비 부심'이다. 술 부심 만큼 흔치 않은 스타일이나 이 역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들은 주루마블, 블루투스 노래방 마이크, 젠가, 할리갈리 등 술자리를 띄울 수 있는 다양한 게임을 챙겨온다.
이들과 함께라면 과자 앞에서 소주잔을 기울이는 것보다 훨씬ㄴ 재미있는 술자리가 만들어진다.
"역시 네가 최고야~", "준비성 뭐야~?" 정도의 몇 마디면 이들은 뿌듯해하니 소소한 칭찬도 잊지 말자.
4. 라면 부심
여행의 끝은 '라면'이라는 말이 있다. 거하게 차려 먹은 전날과 달리 이튿날은 가볍게 해장하고 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침에 일어나 라면 끓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또 씻고 체크 아웃 할 준비까지 해야 해 매우 귀찮게 느껴진다.
이때 라면 부심이 있는 친구는 먼저 일어나 모두가 잘 때 라면을 끓인다.
이들은 "너희가 끓이면 물 못 맞추잖아. 내가 라면의 신이야"라며 라면 끓이는 데에 자부심이 ㅇㅆ다.
바쁜 아침에 이들만큼 고마운 존재는 없다. 오랜 관계 유지를 위해 설거지 내기에서 빼주는 정도의 센스는 잊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