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동현 기자 = 러시아 시베리아가 온통 붉게 물들었다.
특히 이상고온현상이 지속되면서 현지 산불 발생이 평소보다 다섯 배 늘어났다는 소식이 전해져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영국 매체 인디펜던트는 러시아 연방항공산림보호청 통계를 인용해 소방관이 출동할 수 없는 지역에서 115만 헥타르가 불탔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는 남한 면적(약 1천3만4천 헥타르)의 약 10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다.
산불 피해를 가장 크게 입은 지역은 베르호얀스크가 위치한 러시아 극동 연방 관구 사하 공화국으로 약 92만9천 헥타르가 불에 탔다.
세계에서 가장 추운 지역으로 알려진 베르호얀스크는 최근 역대 최고 기온인 섭씨 38도를 기록하는 등 이상고온현상이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다.
지난달 25일 유럽연합(EU) 산하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 서비스(C3S)는 가장 북단으로 추정되는 북위 72.7도 지역에서 산불을 포착하기도 했다.
현재 전문가들은 최근 시베리아에서 증가하고 있는 산불이 기후변화에 따른 이상고온과 관련이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조나단 오버펙(Jonathan Overpeck) 미시간대 환경학 교수는 "북극에서 예상보다 훨씬 빠른 온난화로 빙산이 녹고 산불이 늘어나고 있다"라고 전했다.
C3S 따르면 지난 5월은 역사상 가장 더운 5월로 기록됐는데, 특히 시베리아 기온은 평년보다 10도 정도 높았다.
미국항공우주국(NASA) 고더드 우주연구소(GISS) 또한 "이번 현상은 지난 100년 동안 볼 수 없을 정도로 이례적이다"라며 "고온 기록을 경신할 가능성도 점점 커지고 있다"라고 우려를 표했다.
NASA 연구원 앰버 소야(Amber Soya)는 "올해 시베리아의 더위와 산불은 우리가 수년간 목격한 기후변화의 적신호를 확인시켜 주고 있다"라며 "가까운 미래에 큰 위험이 닥칠 것"이라고 말했다.